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 대표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 계열사를 잇달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1분기 실적 모멘텀 쇠퇴와 신흥국 증시의 전반적인 자금 유출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27일 SK텔레콤의 갤럭시S5 출시 강행이라는 '예기치 않은 이벤트' 영향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3.74% 급등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연속 순매도를 끊고 200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귀환'을 점치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삼성전자 상승에 코스피도 3월 들어 가장 높은 1997.97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함께 미국 2월 내구재주문이 2.2% 증가해 예상치(0.8%)를 웃도는 등 최근 미국발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336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난달 21일(3171억원) 이후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3960억원 상당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때문에 이달 초 50%를 웃돌던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 18일 이후 40%대로 내려앉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역시 지난 26일 2012년 3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15.8%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 8조원 초반대 '어닝 쇼크'에서 아직 뚜렷한 회복 모멘텀이 없었고, 전 세계적인 신흥국 자금 유출에 따른 수급 악화가 작용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외국인의 충격이 여전하고 모멘텀이 분명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가총액 1위라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매도는 곧 삼성전자 매도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 실적을 확인하기 전까지 외국인의 방향성을 확신하기 힘들다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27일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장기 추세로 이어질지는 아직 낙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어닝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1분기 실적 염려로 관망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계열사에서 유출된 것도 특징이다. 지난 26일 외국인은 805억원 순매수하며 오랜만에 지수 반등을 뒷받침했지만 이 와중에도 가장 많이 판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이 삼성그룹 상장사였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복귀가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과거와 같은 주가ㆍ실적의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지만 스마트폰 1~2월 출하량이 기대보다 양호하고 실적이 완만한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는 게 근거다. 특히 갤럭시S5 출시를 단기 기회로 삼아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국면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윤지호 이
[김병호 기자 / 윤재언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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