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산 등 지방 분양시장에 청약인파가 몰리자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지을 땅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 부산지역 한 중견 건설사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 현재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의 좋은 입지에 먼저 땅을 확보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1~2월 공동주택용지 88만6000㎡를 건설사에 팔았다. 금액으로는 1조5309억원어치다. 작년 동기(33만1000㎡, 7350억원)에 비해 면적으로는 2.7배, 금액으로는 2.1배다. 작년 4분기 판매실적은 더 높다. 무려 254만8000㎡가 팔렸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3조7553억원이었다. 작년 3분기에 비해 면적으로는 4.6배, 금액으로는 4.5배에 달한다.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은 이달 국내 출장만 8번을 다녀왔다. 주말에도 좋은 땅을 찾아다니면서 사업지 분석에 나섰다. 광주혁신도시부터 강원도 경남 부산 등 어디든지 좋은 땅만 있다면 현장부터 달려가고 있다. 이 사장의 이 같은 노력 때문에 우미는 지난 연말부터 전국에 7개 필지를 확보했다.
이 사장은 "지난 몇 년간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 분양시장이 좋아지면서 사업의 모태가 되는 택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수도권이나 광주 청주 대구 등 추가 사업지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동탄2신도시에서 3차 분양까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반도건설도 바빠졌다. 권홍사 회장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직접 지방 택지지구를 둘러보는 등 사내 개발사업팀의 관련 보고 없이도 자진해서 출장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총 2만가구 공급 계획으로 주목받는 호반건설은 작년 말부터 택지지구만 14개 필지를 쓸어담고 있다. 14개 필지 예상 가구 수만도 약 1만가구에 이른다. 월별로 작년 11월에는 오산세교1지구 1개 필지와 수원 호매실지구 2개 필지를 매입했다. 12월에는 총 9개 필지로 전북혁신도시 2곳과 아산탕정지구, 의정부 민락2지구, 시흥목감지구, 광명역세권지구, 부산명지지구 등에서 대규모 공동주택 용지를 확보했다. 올해는 대구테크노폴리스와 경기 고양원흥지구에서 각각 1개 필지를 사들였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작년 가을께부터 분양시장이 풀린다는 자체적인 분석에 따라 11월부터 적극적인 택지 확보에 나섰다"고 전했다.
건설업계 '땅부자'로 통하는 부영은 지난 연말부터 올해까지 전국에서 공동주택 용지 12곳을 사들였다. 올해 2만3000가구 분양을 앞두고 하반기와 내년 사업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세종시를 중심으로 주택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중흥건설도 올해만 5개 필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 시행사인 엠디엠(MDM)은 지난해 하반기 서울ㆍ수도권 알짜 단지인 강남보금자리지구와 마곡, 위례신도시에서 사업지 4곳을 매입했다.
중견 건설사들이 땅 사들이기에 나선 것은 그만큼 신규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우제윤 기자 /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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