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6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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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자금조달을 계획 중인 기업이라면 선제적인 회사채 발행을 적극 고려해봐야 할 때다. 현재 금리 수준은 역사적으로 저금리 축에 속할 뿐만 아니라 수급도 기업에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다."
회사채 발행시장 환경이 우량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기업들이 향후 금리상승에 대비해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회사채 발행에 최적의 시기인 반면 금리상승 움직임과 한계기업의 신용위험 이슈 등으로 이같은 환경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한 AA급 기업들은 3%대 초반에서 발행금리를 형성했다. 삼성물산(신용등급 AA-)이 이달 초 3년 만기로 발행한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연 3.204%였고 신용등급이 AA+인 현대중공업의 3년물 회사채 발행금리는 연 3.136%였다. 지난 2009년 신용등급이 AA-로 현재와 같았던 삼성물산이 당시 동일 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했을 때 기록했던 발행금리는 연 6.79%였다.
수급 측면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쪽은 기업이다. 공사채 발행이 급감하면서 우량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전부 회사채 쪽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회사채 수요예측 미매각률은 4.7%로 2012년 5월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사채 중에서도 장기 공사채 발행이 많이 줄면서 7년 이상의 장기 회사채에 대한 보험사 등의 수요가 많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을 낮은 금리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장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 이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임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 성향상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한계기업들의 신용위험이 재차 부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회사채 시장이 다시 경색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자는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봤을 때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계획을 일정 부분 앞당기는 게 현명한 판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입을 줄여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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