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사흘 만인 3일 국ㆍ실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김중수 총재 시절 승승장구했던 국장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김중수 색깔 지우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총재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에서 총무팀장을 맡았던 임형준 통화정책국 부국장이 인사경영국장에 임명됐다. 발권국장 등을 거쳤던 이홍철 인천본부장이 기획협력국장에 임명됐다. 지난 1월 인천본부장으로 임명된 지 3개월 만에 복귀하게 됐다. TF에서 활동했던 김현기 통화정책국 자본시장팀장은 비서실장으로 이 총재를 옆에서 보좌하게 됐다. 이명종 인사경영국장과 정상돈 비서실장은 각각 인재개발원 전문역과 통화정책국 부국장으로 국ㆍ팀장 보직을 맡지 못한 채 이동했다.
김중수 총재 시절 인사경영국 부국장을 거치며 빠르게 승진했던 안희욱 커뮤니케이션국장도 인천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차현진 기획협력국장은 커뮤니케이션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커뮤니케이션국은 김 총재 시절 만들어진 부서다. 한은 내부에서는 김 총재 시절 인사ㆍ기획라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라고 이해하고 있다. 인사담당 국장이 바뀌면서 국장과 팀장 전반에 대한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조직 안정을 위해 이주열 총재가 최소한만 인사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인사는 좀 더 늦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은 정기 인사는 8월에 예정되어 있다. 임원인 부총재와 부총재보 3인은 내년 4월 임기가
이 총재는 지난 1일 취임사에서 "오랜 기간 쌓아 온 실적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 (인사)평가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거꾸로 해석하면 김중수 총재 시절 반짝 잘나갔던 사람에 대한 인사가 잘못됐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덕주 기자 /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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