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02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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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전년에 이어 침체기를 이어갔다. 경기 불황 및 규제 여파로 대기업들이 여전히 M&A 시장에 시큰둥한 탓에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규모가 줄었다. 올 2분기부터는 OB맥주 등 초대형 딜이 거래 완료를 앞두고 있고 그룹 규모 기업들의 구조조정성 매물들이 쏟아지면서 일시적인 시장 회복이 예상된다.
2일 매일경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1분기 완료 기준 바이아웃 딜 규모는 5조5558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2081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는 50조3000억원을 기록한 2012년 1분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M&A 시장의 '큰 손'인 대기업들은 여전히 몸을 사렸다. 올 1분기 대기업 M&A 투자규모는 4건, 9680억원으로 전년 동기(4건 8702억원)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2012년의 경우 SK텔레콤과 하나은행이 각각 SK하이닉스와 외환은행 인수에 투자한 돈만 7조 8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대기업들의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이상 장기적인 시장 활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간 공동출자 금지, 지주사의 타계열사 출자 제한 등 여러가지 규제가 대기업들의 M&A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정부의 M&A활성화 방안이 대형 사모펀드(PEF) 위주로 맞춰져 있어 규모있는 매물이 나와도 자금 여력이 충분한 인수후보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올 2분기부터는 M&A시장이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날 인수작업이 마무리 된 OB맥주(6조1700억원)와 잔금지급일을 기다리고 있는 ADT캡스(2조665억원) 딜만 8조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유동성 경색으로 자산매각이 불가피한 대기업들의 계열사·사업부 등 자산 매각도 잇따를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 동부, 한진, 동양 그룹 등이 자금마련을 위해 시장에 내놓을 M&A 매물만 20여건, 1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금융의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LIG손해보험 등이 올해 성사 가능성이 높은 딜로 분류된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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