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고용 개선 추세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급락했다. 특히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주가가 폭락해 글로벌 IT주가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가는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9.84포인트(0.96%) 떨어진 1만6412.71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나스닥종합지수는 무려 110.01포인트(2.60%) 내린 4127.73을 기록했다.
증시는 이날 개장 전 발표된 미국 3월 고용동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 회복력이 아직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시장 분위기는 역전됐다. 미국의 고용 상황이 기준금리를 빨리 올릴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은 오르고,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은 내려간 것이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기술정보(IT) 기업 주가는 매도세가 확산되면서 2∼4%대 급락세를 보였다. 바이오 관련 지수도 이날에만 3.8%대 하락을 보였다.
최근 수주 간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바이오 종목은 약세가 이어져왔다. 트레이더들은 헤지펀드 같은 단기 투자자들에 의한 강세 베팅이 해제되면서 최근 하락세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JT 캐시바우도 스턴 애지앤리치 부장은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매도량이 늘었다"며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매도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의 대조정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투자자문사 웰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짐 폴슨 수석 전략가는 "1982년 강한 상승세가 시작된 이후 1311거래일 만인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다"며 "현재의 상승세가 시작된 지 1311일 거래일이 되는 다음달에 대폭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국내 전문가들은 ITㆍ바이오주에 대한 조정이 국내 증시에도 확산될 가능성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네이버와 코스닥시장의 바이오 기업 주가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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