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지인도 많지만 복잡한 상품구조를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 손실 염려도 있어 A씨가 고려하는 투자 대상은 아니었다. A씨는 결국 만기가 짧은 국공채에 투자하는 단기 채권형 펀드에 여윳돈을 투자했다. 금리가 높지는 않지만 안정적이고 만기가 짧아 다른 투자 대상으로 갈아타기도 쉽다고 판단했다.
만기 1년 미만의 채권형 펀드가 인기다. 주식투자를 하자니 불확실한 장세가 걱정이고 채권투자를 하자니 금리상승이 염려되는 투자자들이 안전하고 만기가 짧은 단기 국공채 투자를 선호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만기가 1년 이내인 국공채 단기금융 펀드 잔액은 24조887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6343억원(17.1%) 늘어났다. 올해 들어 매달 1조원 넘게 늘어나고 있다.
만기가 3~6개월로 더욱 짧은 초단기 일반채권 펀드에도 올해 들어 6446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우리지산운용이 지난 2월 27일 출시한 단기 국공채 펀드 '우리단기국공채증권투자신탁제1호[채권]'의 경우 40일 만인 지난 7일 설정액이 600억원을 넘어섰다.
PB센터 VIP 고객들의 요구로 소규모로 운용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었지만 알음알음 몰려온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하루 20억원씩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목표 수익률이 연 3%를 밑돌지만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역시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타이거유동자금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삼성코덱스단기채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도 올해 들어 각각 1741억원과 883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2061억원이 빠져나가고 일반채권형 펀드에서 3853억원이 유출된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이처럼 국공채 펀드를 포함한 단기 채권형 펀드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국내외 증시가 불안정해지면서 안정적인 상품 수요가 커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단기 국공채 펀드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와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안채 등 무위험 채권,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방채, 공기업이 발행하는 공사채 가운데도 만기가 6개월 미만인 단기 국공채에 투자한다. 초단기 일반채권 펀드 역시 사실상 국공채나 다름없이 안정성을 인정받는 은행채와 신용도가 높은 기업어음(CP),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해 안정성을 강조한다.
만기가 짧기 때문에 시중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률 하락
또 상품구조가 복잡해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에 비해 단순하고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 국공채 펀드 인기 비결 가운데 하나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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