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산을 현금이나 단기금융상품으로 보유하고 있으려는 경향이 강해진 결과다.
7일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단기채무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702개사 가운데 전년도와 비교가 불가능한 회사와 금융기관 등을 제외한 568개사의 유동비율은 126.56%로 2012년 말(121.2%)보다 5.36%포인트 늘었다. 2009년 109.5%, 2010년 113.3%, 2011년 114.9%를 기록한 데 이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현금과 현금성 자산, 매출채권 등을 포괄하는 유동자산 역시 422조7688억원을 기록해 전년도(403조3334억원)보다 4.82% 증가했다. 유동자산 규모는 2009년(330조6250억원) 이후 추세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전문가들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양적완화 축소 등 기업 경영 환경에 복병이 될 대외변수가 많아지자 기업이 유동성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업 유동비율 증가가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추세인 것은 맞지만 기업들이 위험을 회피함에 따라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
지난해 삼성전자(219.6%)와 현대자동차(204.1%) 유동비율은 568개사 가운데 각
■ <용어 설명>
▷유동비율 : 1년 안에 현금으로 융통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갚아야 할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