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00선 고지 탈환에 또 실패했다. 원화 강세 이슈로 최근 증시 반등을 이끌던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2000선 회복을 다음으로 미뤘다.
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92포인트(0.30%) 오른 1998.9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30분경 2000선을 넘어서면서 2000선 안착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곧바로 1990선으로 밀렸다. 이후 오후 1시경부터는 하락으로 전환하는 등 장중 다소 큰 변동폭을 보였다. 지난 2일과 3일에도 코스피는 연달아 장중 2000선을 넘어섰지만 종가는 2000선을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전날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1분기 어닝 시즌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됨에 따라 주춤했던 증시 반등 추세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잠정 실적을 내놓은 것은 1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감을 일부 덜어주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며 "최근의 주가 반등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심화되는 원화 강세는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이날 환율은 1041원까지 떨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차 3인방 등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수출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반면 POSCO,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등 전통적인 환율 하락 수혜주는 강세를 보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저점 수준은 1020~1030원 수준으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예상한다"라면서 "이머징 경기 반등이 예상되지만 반등 강도가 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리스크 등이 여전히 잠재해 있어 아직 900원대 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52억원, 85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408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날을 포함해 11거래일 연속 '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5703억원 매수 우위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 철강금속, 증권업이 2~3% 이상 올랐고 전기전자, 운송장비, 섬유의복 등은 1%대 약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는 원화 강세 이슈에 1~2% 하락 마감다. 반면 POSCO,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등은 2~4% 올랐다.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는 3개 상한가 종목을 포함해 472개 종목이 올랐고 331개 종목이 떨어졌다.
이날 대우증권(4.82%), 현대증권(4.15%), 미래에셋증권(4.09%),
코스닥은 전일 대비 1.85포인트(0.33%) 내린 552.22에 마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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