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결과가 담긴 '2014년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금융자산이 10억원이 넘는 하나은행 PB 고객 97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해 자산 보유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금융자산이 100억원이 넘는 최상위 부자들의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은 50대50이었다. 2012년에 41%였던 부동산 자산 비중을 1년 만에 9%포인트 늘린 것이다. 같은 기간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3%에서 20%로 높아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상위 부자들이 대출을 적극 활용해 저평가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자산 증식을 도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추가로 부동산을 구매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8.4%에 불과했다.
금융자산이 10억원이 넘는 부자들은 금융자산 중 40%는 예금으로 갖고 있고 △펀드 26.6% △보험ㆍ연금 19.5% △주식 13.9% 순으로 보유했다.
향후 가장 관심이 있는 금융상품으로는 전체 응답자 중 25.6%가 지수연계증권(ELS)을 꼽았다. CMA 등 단기 고금리성 상품(14.2%), 주식형 펀드(10.4%) 순으로 선호도를 보였다. 2012년에는 은행 예금, 채권형 펀드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에만 높은 관심을 보였던 부자들이 상대적으로 지난해에는 위험도가 높은 금융상품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이들의 월평균 지출액은 1028만원이었다. 특히 자산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자녀들의 사교육비를 위한 지출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인 부자들은 사교육비로 월 200만원 정도를 지출했지만 100억원 이상인 최상위 부자들은 사교육비로만 월 618만원을 지출했다.
부자들은 대체로 자녀들이 의사가 되기를 희망했다. 자녀들이 대학에서 의치학 계열을 전공하기를 희망한다는 응답자는 전체 중 26%였다. 다음으로는 공학계열(14%), 경영학(14%), 물리학 등 이학계
해외이민을 고려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8.1%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해외 거주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민을 고려해 본 부자들 중에서 5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부자들은 자녀교육 때문에 이민을 가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48.9%에 달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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