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소폭 개선된 영업이익률 밑바닥에 '마케팅 비용 감소'라는 이유가 자리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제일기획의 해외 영업수익(매출) 75%에 이르는 '큰손'으로, 시장에서 이 같은 우려가 불거지자 투자자들의 매도 흐름도 뚜렷해졌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기획은 전일 대비 500원(2.05%) 내린 2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2만7000원에 출발했지만 석 달 새 11.5% 떨어진 것이다.
제일기획이 올해 1월 28일 자사주 960억원어치(360만주)를 사들인다고 발표하고 지난 4일 취득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잠시 상승 흐름을 탄 뒤 이내 원래 가격으로 돌아왔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의 주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외국인은 지난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답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8일까지 제일기획 주식을 모두 1257억원어치 팔았다. 같은 기간 계열사 삼성전자 주식을 무려 1조3466억원어치 사들인 것과 정확히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국민연금도 비슷했다. 국민연금은 1분기 동안 제일기획 보유 주식 42만5800주를 매각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당장 제일기획의 1분기 실적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삼성전자의 긴축 기조가 유지된다면 올 한 해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타격이 예상되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 직후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조2130억원, 1570억원에서 2조9860억원, 144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광고 성수기에도 삼성전자 비용 통제는 연간 실적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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