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원화 강세가 업황에 미칠 영향에 따라 주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삼성전자(-1.65%) 현대차(-2.01%) 기아차(-2.47%) 등은 나란히 2% 이상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격이 1041.40원으로 거래를 마감해 강세를 나타내면서 주요 수출 업종인 IT와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원화 강세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철강, 유틸리티, 정유 등은 강세를 보였다. POSCO(2.81%) 한국전력(4.02%) SK이노베이션(3.25%) 등 종목이 이날 3% 안팎 급등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철강, 유틸리티, 정유, 음식료 업종은 원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은 타격을 받지만 수입중간재 비율이 더 높아 원화표시 수입단가 인하에 의한 생산비용 감소로 채산성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는 업종별로 호재 또는 악재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증시 전반의 수급 측면에서 본다면 주가에 더해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까지 노린 외국인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란 지적이다.
특히 4월 옵션만기일을 맞아 원화 강세 및 최근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펀드 유입 등에 따라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비차익거래 매수 우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지난 8일 기준 프로그램 순차익 잔액이 2조7315억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에 근접해 이번 만기일에는 차익 매물이 출현할 가능성이 낮고, 만약 출현한다고 해도 규모가 약 1000억원 수준으로 비차익 순매수가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외국인의 코스피 매매 가운데 비차익 프로그램 비중이 평균 52%를 기록하고 있다"며 "최근 신흥국 ETF인 iShares MSCI EM ETF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은 외국인 프로그램 수급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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