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 버냉키 쇼크 이후 금리 상승에 대비하는 투자상품으로 인기리에 판매됐던 시니어론 펀드가 출시 7~8개월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시니어론 펀드는 미국 변동금리부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구조로, 금리(리보ㆍLibor)가 상승하면 자연히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마케팅에 지난해 하반기 수백억 원의 투자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 달리 펀드 성과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 이후 시니어론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61%로 1%에도 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니어론 펀드가 저조한 성과를 낸 데는 금리 상승이 시장 예상만큼 크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금리 하한선을 설정한 리보 플로어(Libor Floor) 구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론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대출채권은 대부분 금리 하한선을 정해놓고 있다. 예를 들어 금리 하한선이 1%로 정해져 있다면 리보금리가 1% 미만으로 떨어져도 1%로 간주돼 이자수익이 계산된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리보금리는 1%를 상회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따라서
시장금리가 상승해도 시니어론펀드가 인식하는 금리는 계속 1%, 투자자들이 받는 이자수익에도 변화가 없는 것이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리보 금리가 1년 반에서 2년 후에나 1%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상 투자 시기를 좀 더 늦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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