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름 대표 간식인 '치맥(치킨과 맥주)' 관련 종목은 일찌감치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닭고기 가공 1위 업체 하림은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연초에 주가가 잠시 주춤했지만 1월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21% 상승했다. 업계 2위를 다투고 있는 동우와 마니커도 3월 이후 각각 15.8%, 23.6% 올랐다.
닭고기주가 크게 오른 이유에 대해 이민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구구조 및 식문화 변화라는 중장기적 요인과 아시안게임ㆍ월드컵이라는 단기적 이슈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 비중은 2004년 19.1%에서 작년 25.9%로 높아졌다. 대표 '배달음식'인 치킨 수요 증가에 따라 국내 치킨 전문점 수도 2006년 2만3000개에서 2012년 3만1000개로 연평균 6.3%씩 증가했다. 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닭가슴살 등에 대한 소비도 증가해왔다.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농촌경제연구원은 앞으로 5년간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연평균 각각 4.3%, 1.0% 생산량이 줄어드는 반면 닭고기만 1.9%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는 6월 브라질 월드컵과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이 예정돼 있다. 과거에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있는 분기에는 닭고기 도축량이 전년 대비 8% 이상 늘어 증가율이 평소의 2배에 달했다. 올해는 월드컵 경기가 한국 시간 새벽에 몰려 있는 만큼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시즌에 치킨 소비가 더 집중되리란 전망이다.
치킨과 '짝'을 이루는 맥주의 대표 종목 하이트진로도 오랜 침체기를 끝내고 2월 이후 17.1%나 상승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이후 한동안 잊혔던 '치맥'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는 분석도 있다. 여주인공이 치맥을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올해 3월 국산 맥주의 대중국 수출액이 작년 3월보다 201% 늘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아이스크림 종목도 때 이른 더위가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동네 슈퍼마켓 등 아이스크림 소매점들이 대대적인 '반값 할인'을 펼쳐 빙과류 실적 악화 염려가 나왔지만 일찍 찾아온 더위가 이 같은 염려를 날려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아이스크림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빙그레 주가는 이달 들어 5.8% 상승했다. 우원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푸드(옛 롯데삼강) 빙과 부문도 가격 정찰제가 점차 정착되고 프리미엄 제품 확대 수혜와 함께 올해 전년 대비 더운 날씨로 수요 측면에서 개선될 여지가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제습기 전문업체 위닉스 주가도 연초 잠시 주춤했다가 2월 중순부터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회사의 제습기 매출액은 2009년부터 연평균 80% 넘게 급증해왔다. 위닉스는 지난해 봄부터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해 당시 50
선풍기 제조업체 신일산업 주가도 이달 들어 12.6% 올랐다. 이 회사 주가는 3월 말 주주총회 당시 경영권 분쟁이 불붙어 급등했다가 주총 이후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최근 신제품을 선보이며 제습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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