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ㆍ일본 주식 결제금액이 늘어 투자자들이 이들 주식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예탁결제원은 1분기 외화증권 직접투자 결제금액이 60억7700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55억7200만달러)에 비해 9% 늘었다고 밝혔다. 잔액 기준으로는 3월 말 기준 123억9000만달러가 투자돼 지난해 말(118억4800만달러)에 비해 5% 늘었다.
분기별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지난해 3분기(49억8800만달러)에 50억달러를 밑돌기도 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 55억7200만달러로 다시 회복한 후 이번 분기에 처음 60억달러를 웃돌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해 외화증권 결제금액이 사상 최대 수준인 250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에 183억달러였던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지난해에 224억달러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외화주식은 17억600만달러가 결제돼 전분기에 비해 26% 늘었고 외화채권 결제금액(43억7200만달러)은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예탁원 관계자는 "미국의 IT주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지면서 이 주식들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이처럼 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결제 국가별 상황을 보면 투자자들이 미국과 일본 주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미국과 일본의 매수대금은 각각 6억6000만달러, 4700만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51%, 16% 늘었다. 반면 매도 금액은 미국의 경우 전분기에 비해 40% 늘어나는 데 그치고 일본은 오히려 47%나 줄었다.
잔액 기준(3월 말 기준)으로도 미국 주식은 10억2700만달러를 보유해 2012년(5억6400만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한편 외화주식 거래에서 미국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1분기에 미국에서 11억7700만달러가 외화주식으로 결제됐는데 이는 외화주식 전체 결제금액의 6
외화채권 거래까지 합쳤을 경우 유로채 결제금액이 전체의 69%(41억5900만달러)에 달해 압도적이었다.
다만 이는 주로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가 유로클리어 등 유럽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 거래이기 때문에 유럽에 투자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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