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사는 이정민(20·가명)씨는 최근 오후 5시 45분이 넘어 가는데도 영업중인 은행이 있어 호기심에 문을 열고 슬쩍 들어갔다. 위치는 서울 회기동 경희대 정문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길가다.
이 점포는 실명확인 절차만 마치면 고객 스스로 상품가입 등 거의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직원은 청원경찰을 포함해 고작 3명 뿐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장면은 화상으로 본점에 있는 직원과 금융상담을 하고 있는 한 고객의 모습이다.
호기심이 발동한 이씨도 화면 앞에서 "예금을 하나 들고 싶은데 금리가 높은 상품을 추천해 주세요?"라고 묻자 얼마지나지 않아 "1년 예금으로 OO정기 예금을 추천해 드립니다"라는 답변에 깜짝 놀랐다.
이 점포에는 이씨 외에 다른 대학생들도 들어와 터치스크린으로 금융상품 등 이것저것 눌러보고 신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스마트 브랜치가 속속 도입되면서 최근 달라진 은행권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현재 서울 경희대와 홍익대 지점 두 곳에서 이러한'S20 Smart Zone'을 운영하고 있다.
S20 Smart Zone은 영업점 보다 ATM 거래 비중이 높은 20대 고객의 금융거래 특성에 맞춰진 스마트 점포로 대학생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게 특징.
스마트 브랜치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하이엔드 ATM 기기를 이용해 고객 스스로 터치스크린을 통한 체크카드 발급과 예금통장 개설,인터넷 뱅킹 신청 등의 다양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신한은행 수신 전문 직원과의 화상 상담을 통해 예·적금, 펀드 등의 상품도 가입할 수 있다.
또 55인치 대형 스크린에 마련된 스마트 몰에서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를 활용해 상품 안내장 등을 스마트 기기로 전송 받을 수 있다.
전문가와 상담을 원할 경우 스마트 금융센터 직원과 실시간 유선 금융상담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학생들을 위해 무료 프린트 및 스캔 서비스, 학과 및 동아리 홍보영상 상영 등 대학생들을 위한 편의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S20 Smart Zone은 은행권 최초로 직원의 실명확인 절차 외에는 모든 것을 고객 스스로 하는 무인 점포형 모델이라는 게 타행 스마트 브랜치와 다르다"며 "앞으로도 기존 영업점도 점차 스마트화 하는 전략시스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은 최근 스마트뱅킹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이용고객이 500만명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1999년 인터넷 뱅킹이 처음 도입된 후 이용고객 500만명을 넘어서는데 13년정도가 걸렸으나 스마트뱅킹은 불과 4년만에 이 기록을 달성,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2010년'신한S뱅크'출시 이후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2011년 예금 조회와 이체 메뉴를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신한S뱅크 미니'를, 2012년에는 동영상 상품관을 신설해 스마트폰으로 쉽게 상품 가입을 할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같은 해 은행권 최초로 PC뱅킹 환경을 모바일 기기에서 동일하게 지원하는'모바일 웹 뱅킹서비스'도 내놨다.
아울러 입출금통지 알림 기능인 '신한Smail'과 전자지갑인'ZooMoney'등 스마트 금융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 온라인 PB센터 뜬다 = 은행에는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해주는 프라이빗뱅킹(PB) 제도가 있다. 하지만 인터넷뱅킹, 스마트폰뱅킹을 주채널로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제대로 된 고객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종합적인 자산관리업무를 제공하는 PB서비스 수준으로 끌어올린 은행이 나와 화제다.
KB국민은행은 이달부터 인터넷 뱅킹과 스마트폰 뱅킹 이용 성향이 높은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온라인 금융센터'를 출범시켰다.
대상 고객 여부는 국민은행 홈페이지 로그인 시 확인 가능하며 올해 하반기까지 파일럿 방식으로 고객관리 효과를 검증 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이 센터는 온라인상에서도 오프라인 수준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스토리 금융'의 일환. 은행의 필요에 따라 상품을 권유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고객이 원하는 상담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가치를 높이는 게 스토리 금융의 정신이다. 말하자면 온라인 금융센터는 국민은행의 스토리 금융정신을 실천하는 곳이다.
온라인 금융센터는 단순 상담업무에 치중하던 콜센터와는 달리 전문적인 고객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차별화한 업무 프로세스를 갖췄다.
먼저 1:1 전담 고객관리를 위한 '온라인PB'를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단순 상담부터 전문적인 재무설계까지 가능한 온라인PB는 고객과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고객별 특성에 맞춘 금융상담 및 서비스를제공하고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한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내부공모를 거쳐 선발된 온라인PB는 모두 10명. 이들은 일선 영업점에서 여러 해 동안 금융상담 업무를 하면서 고객관리 역량을 인정받은 직원으로 수신·여신·외환 등 일반업무 상담부터 전문적인 재무설계 능력 배양을 위해 집중교육을 받았다.
온라인 PB는 고객별 자산분석에 기반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기존 단순 데이터 기준에 따라 고객들에게 대량으로 문자를 발송하는 형태의 상품 추천과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온라인 금융센터는 또 전담 관리 고객만을 위한 전용 웹페이지, 고객관리 활동(CRM) 및 콜시스템 같은 인프라를 구현함과 동시에 채팅·e메일 상담과 전용전화를 통해 고객과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채널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전용 웹페이지는 최신 금융정보는 물론 원하는 고객에 한해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주고 제안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상품 판매 이후 행해지는 사후관리에서도 기존과 다른 방식을 취한다.
자동발송 문자메시지를 통한 단순 고지성 안내 대신 온라인PB의 최적화된 상담과 서비스가 적시에 제안된다. 한마디로 영업 추진이나 상품 판매가 아니라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를 한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채널 이용고객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고객관리 서비스는 아직도 방문고객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온라인 채널 담당조직을 확충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해 온라인 금융센터를 온라인 전담 영업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금융도'브랜드 통합화'바람분다 = IBK기업은행이 최근 스마트금융 브랜드'IBK ONE(원)'을 출범시켰다. 이 은행은 향후 페이스북 브랜드 사이트 론칭 등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IBK ONE은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원스톱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곳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총 30여개에 달한다.
이 몰을 통하면 가입 연령과 목적, 혜택 등에 따라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빠르게 검색할 수 있으며 앱 상에서 '소통남녀'로 활동중인 기업은행 영업점 직원을 전담직원으로 지정, 금융상품에 대한 각종 문의 및 상담도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의 이번 스마트 금융통합 브랜드 작업은 금융권의 스마트 금융 앱을 비롯한 서비스 전략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간 스마트금융이 스마트 뱅킹 앱과 서비스 앱으로 이원화 돼 제공돼 왔다면 이제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 단순히 스마트 기기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벗어나 독립된 전자금융 채널로 자리매김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다소 정체돼 있는 은행권의 스마트 금융 서비스에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이기도 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새 브랜드 런칭으로 기업은행이 제공하는 스마트뱅킹과 스마트 앱 등은 'IBK ONE'이라는 통일된 브랜드명과 일관된 이미지로 리뉴얼된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에 따라 ▲IBK개인스마트뱅킹 ▲기업스마트뱅킹 ▲스마트알림 ▲스마트머니 ▲스마트터치 등 5개 서비스가 IBK ONE 브랜드로 묶인다.
이와 함께 5개 서비스를 제외한 ▲IBK퇴직연금 ▲흔들어적금 등 기존 서비스도 통합한다는 전략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스마트금융을 강화해 2020년까지 국민 2명중 1명이 거래하는 은행이 되겠다"면서 "현재 업계 5~6위권에서 1~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앱 전용 상품 '흔들어적금'은 출시 1년만에 3063억원(13만3000계좌, 3월말기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또 i-Bank(온라인 실시간 대출 등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통한 누적대출도 560억원에 이른다.
◆스마트폰 이용 시 우대금리도 '쑥쑥'=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고금리를 제공하면서 재미까지 장착한 스마트폰 상품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다른 저축상품들에 비해 약 1%포인트의 금리 우대혜택이 있어 스마트폰 상품 판매액이 10조원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년말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뱅킹 이용자 중 20~30대는 전년 65.6%에서 62.0%로 낮아진 반면 50대는 8.4%에서 10.0%로, 60대 이상은 2.6%에서 3.5%로 비중 증가가 두드러진다. 이는 스마트금융이 전 세대로 확산되고 있음을 뜻한다.
'KB Smart 폰 예금'은 소비생활과 밀접한 소재를 중심으로 펀(fun) 요소를 도입해 인기다. 금융상품 첫 계좌 현황을농장으로 형상화한 '농장육성서비스'가 재미를 더했다.
농장육성서비스에서는 만기일이 가까워질수록 예금주가 선택한 동물 수가 증가하고 우대이율이 연 0.1%포인트 증가할 경우 나무 수와 먹이 수가 증가한다.
즉 계좌가 풍성해질수록 농장도 더욱 풍성해지는 기쁨을 게임처럼 즐기도록 구성한 것. 금리는 1년제 기준 기본금리 연 2.7%와 추천 우대금리를 연 0.3%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어 최고금리는 연 3.0%다.
'KB Smart폰 적금'은 우대금리가 이보다 더 높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연 2.8%로 추천우대이율 0.3%포인트에 아이콘적립 우대이율을 연 0.2%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고, 굿다운로더 우대이율 0.1%포인트를 더하면 최대 금리는 연 3.4%에 달한다.
아이콘적립 우대이율이란 가입고객이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항목의 아이콘을 누르면 설정된 금액이 적금계좌로 이체되고, 이 횟수가 10회 이상이면 연 0.1%포인트, 20회 이상이면 연 0.2%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커피 소비를 참고 '커피'아이콘을 누르면 5000원이 적금으로 이체되고, 택시를 타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후 택시 아이콘을 누르면 1만원이 이체되는 식이다. 커피, 술, 택시, 외식 등 20개의 아이콘이 있다.
신한은행은 지식 충전과 재테크,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스마트금융 상품 '신한 북21 지식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폰뱅킹 앱 '신한S뱅크'에서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모바일 웹 '지식서재 (m.shinhan.com/book)'에서 인문, 경제, 라이프, 어학 등 다양한 장르의 선별된 콘텐츠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매월 최대 10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적립 가능하다.
지식서재에 5일간 출석하거나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카카오톡, 페이스북등 SNS를 활용해 5번 공유할 때마다 연 0.1%포인트씩 금리가 높아진다. 가입기간 중 20일만 꾸준히 지식서재를 방문해 출석체크 하면 누구나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고객들의 사용 편리성에 주목한 스마트금융으로 극찬을 받고 있다.
메뉴 나열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기존 뱅킹 앱과는 달리 SC은행이 선보인 '브리즈(Breeze)'라는 스마트뱅킹 서비스는 국내 최초로 사용자의 필요성에 따른 동선을 미리 고려해 메뉴 버튼 클릭 없이도 필수 기능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브리즈는 영어로 '산들바람'이라는 뜻으로 산들바람이 주는 이미지처럼 보다 '쉽고, 편하고, 재미있는'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지향한다.
화면을 가로로 돌리면 '종이 통장보기'가 나오도록 하고, 이체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인'돈 보내기' 등을 도입한 것은 기술적 참신성에서 일반 고객은 물론 전문가들에게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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