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이미 수주한 해양 플랜트에서 입은 손실을 대거 반영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25일 1분기 영업손실이 3625억원, 당기순손실이 27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조43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7% 감소했다.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2190억원)에서 한참 벗어난 '어닝쇼크' 수준이다. 회사 측은 "일부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예상돼 약 5000억원에 이르는 공사손실충당금을 1분기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유 업종은 에쓰오일에 이어 SK이노베이션까지 주력사업인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에서 좋지 못한 실적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22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67.5%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6조8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975억원으로 64.1%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증권사 추정치(영업이익 2905억원ㆍ당기순이익 2000억원)를 밑돌았다.
전자부품 업종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7287억원, 영업이익 151억4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4%, 86.7% 감소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전기 영업이익이 3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시장 전망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도 시장 기대치보다 약간 모자라는 실적을 발표했다. 기아차는 지난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7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6%, 11.8% 늘어난 11조9258억원, 876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모비스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3.6% 늘어난 721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0.0% 늘어난 8조9179억원, 당기순이익은 5.3% 늘어난 8176억원이었다. 금융투자업계는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영업이익을 당초 7396억원, 7371억원으로 예상했다.
주요 기업 실적 부진 여파로 2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6.68포인트(1.34%) 내린 1971.66을 기록했다. 장 초반 약보합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기관이 매도 폭을 키운 데다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도를 강화하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기관은 2556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소폭(379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7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해 프로그램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조정은 1분기 실적과 전날 우크라이나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한 불안감이 일시적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인 조정이고 5월에는 미국이나 유럽 쪽 경기 회복에 힘입어 증시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에
[최재원 기자 / 손동우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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