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코스닥 기업 유상증자에는 자금이 몰렸다던데 이 회사 유상증자 청약률은 100%를 밑돈 이유가 뭔가요."
시가총액이 2000억원이 넘는 일부 기업 유상증자에 청약률이 100%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가중되고 있다.
사명만 들어도 어떤 회사인지 알만한데 왜 증자는 인기가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가총액 6000억원이 넘는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의 유상증자 청약률은 95.96%였고 시총 2500억원대 한독의 증자 청약률은 74.74%로 집계됐다.
와이지는 빅뱅, 2NE1, 싸이 등 유명 가수가 대거 포진된 매니지먼트사고 한독은 세계 복제약(제네릭)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스라엘계 다국적 제약회사 테바와 합작해 이름을 알린 제약회사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유명세와 달리 증자 청약률은 100%를 밑돌았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선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이유를 꼽았다.
먼저 이들 기업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했다는 점이다.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에게 먼저 증자 신주를 배정해주는 방식이다 보니 일반 공모보다 청약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증자를 결정했던 당시 회사의 가치나 주가 등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독의 경우 회사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던 시점이었고 기업의 가치가 시장에 반영이 안됐기 때문에 주주배정임에도 청약률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실제 한독이 유상증자를 결정했던 2월 14일 한독의 주가는 1만6000~1만7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었다. 또한 한독의 52주 최저가는 1만3500원으로 주가 움직임 폭이 크지 않아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주구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독의 최대주주는 김영진 외 7인으로 총 43.14%를 보유 중이다. 2대 주주인 파이안 유한회사로 27.63%를 보유하고 있다. 즉 1, 2대 주주 지분만 70%에 달한다.
일각에선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 등 회사 측 주주들도 100% 청약하지 않았기 때문에 청약률이 74%에 머물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와이지엔터의 경우 유·무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주식수가 많다보니 주당순이익(EPS) 희석효과로 인한 단기충격이 우려됐고 증자발행 신주가격이 4만4600원으로 52주 신저가인 4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증자를 결정했던 2월 초는 코스피 1920선, 코스닥 510선에 머물러 있던 시기였다"며 "전반적인 투자심리 악화로 투자자들의 증자 참여가 활발하지 않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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