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29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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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본입찰을 앞둔 동양매직 인수전의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의 유력 생활가전업체 팔로마와 나머지 국내 후보들간 한일전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팔로마가 국내 가스레인지 시장 점유율 2위인 동양매직을 가져갈 경우 점유율 1위인 린나이를 포함해 일본계가 80% 가까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일간 자존심 싸움이 팽팽해질 전망이다.
29일 투자은행(IB)과 생활가전 업계 등에 따르면 동양매직 인수전의 향방에 따라 국내 가스레인지 시장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업계 1위인 린나이는 전체 가스레인지 시장의 약 41%를 독식하고 있으며 동양매직이 약 36%로 그 뒤를 쫓는 양상이다. 특히 올해부터 가스레인지 과열방지장치 부착이 국내에서 의무화되면서 해당 기술을 보유한 린나이와 동양매직의 시장 양분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가스·전기레인지 부문은 동양매직의 주력 사업으로 지난해 약 7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양매직 전체 매출 2116억원의 35%,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생산을 제외한 제품 생산 부문 매출 1465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사모펀드(PEF) 글랜우드와 손잡고 인수전에 나선 팔로마가 동양매직을 가져갈 경우 전체 가스레인지 시장의 과반수가 훨씬 넘는 80% 가까이를 일본계 기업들이 좌지우지 하게 된다는 점이다. 린나이코리아는 국내 설립된지 30년이 흘렀지만 전체 지분 97.7%를 일본 린나이(Rinnai Corporation)가 나머지 2.3%는 린나이홀딩스(Rinnai Holdings(Pacific) Pte Ltd)가 들고 있는 엄연한 일본계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일본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독식할 경우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여전히 반일감정 문제가 잠복된 상황속에 매각에 따른 시장 재편 가능성이 법원이 주도하는 동양매직 인수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100년 전통의 팔로마는 연매출이 3조원에 달하는 대기업 진단으로 가스레인지, 가스온수기, 빌트인 주방가전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팔로마가 동양매직을 인수하더라도 렌탈사업부를 그대로 가져갈 의사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경우 팔로마와 컨소시엄을 맺고 있는 글랜우드 PE가 렌탈사업부를 분리해 가져가고 나머지만 팔로마측이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노조와의 마찰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팔로마-글랜우드 컨소시엄 이외에 국내 업체들 중에는 쿠쿠전자, 현대백화점, KG그룹, 교원 등이 재무적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독자적으로 본입찰 참여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두순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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