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외환 수혜주로 여겨졌던 내수주와 소재ㆍ산업재 종목 간에도 주가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개별 종목 실적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값은 전날보다 7원(0.68%) 오른 1022.50원으로 마감했다. 원화값이 1020원대로 오른 것은 2008년 8월 11일 이후 5년9개월 만이다.
원화 강세가 부각되면서 외국인은 이날 한국 증시에서 대거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260억원 순매도에 나섰고 코스피는 1% 떨어졌다. 한국이 27개월 연속으로 무역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최근 미국 경기지표 회복 지속성에 대한 의문 등 달러화 약세 요인이 부각되고 있어 원화 절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원화 강세 시기에 하드웨어와 디스플레이 등 IT기업 주가가 부진했다. 반대로 원화 강세로 수혜를 본 종목으로 동양증권은 정유, 항공, 은행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날 환율 수혜주 간에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4.13% 오른 한샘을 비롯해 롯데쇼핑, 아이마켓코리아, 오리온, 롯데푸드 등 내수주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원화 강세 수혜주로 꼽히는 포스코, 동국제강 등 철강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반대로 원화 강세 피해주로 꼽히는 IT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가 보합권을 유지하고, SK하이닉스는 1.11% 상승했다.
같은 업종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대한항공이 상승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하락했다. 자동차주 가운데 환율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추정되는 기아차보다는 현대차 낙폭이 더 큰 것도 특이한 점이다.
이에 대해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외 공장 설립이 늘어나면서 과거만큼 한국 기업들이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환율보다는 실적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과 관련해서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개별 종목 실적과 수급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율 방향성보다 속도에 더 주목하라는 조언도 있다. 허필석 마이다스운용 대표는 "환율이 완만한 기울기로 하락한다면 환율 전망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만큼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원고 피해주 주가가 오르고 원고
[조시영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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