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이 정도 수익률을 실현할 장기투자상품을 찾기는 힘들다. 이제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을 별로 갖지 않던 이 시장이 수익률 올리기에 비상이 걸린 장기투자자들이 적극 나서며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항공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관투자가들이 치열한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항공산업 전문 분석업체인 ASCEND의 조지 디미트로프 가치평가총괄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 수요 증가율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6%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 수요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2배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11일 ASCEND에 따르면 1990년 이후 항공기에 대한 투자는 변동성 표준편차가 5.70%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대표적인 주식투자 지표인 S&P500(18.20%), MSCI월드인덱스(18.00%) 등에 비해서 아주 낮은 편이다. 이렇게 리스크는 낮지만 수익률은 평균 6.2%를 기록해 위험 대비 수익률이 가장 우수한 투자 분야로 꼽히고 있다.
미국 보잉은 항공기 금융 시장이 2011년 770억달러에서 2013년 1040억달러로 급성장한 데 이어 올해에는 1120억달러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의 수요 증가로 2013~2032년 20년간 4조8000억달러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로 가장 큰 시장은 2조3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ㆍ태평양 시장이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최고 수준의 항공사는 초저금리로 항공기 구매 비용을 조달하고 있다. 중동계 등 신용도가 우수하고 자금력이 우수한 1군 그룹 항공사는 연 1~2%대로 항공기 구입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2군 그룹 항공사는 연 3~4%대로 내려갔다.
지난해 한 중동계 항공사가 항공기를 조달하려고 하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를 포함해 선순위 투자자로만 자금 모집을 끝낸 경우가 있었다.
신형 항공기에 대한 투자 기간은 10~12년이며, 방식은 특수목적법인 주주로 참여(에퀴티 투자), 대출(선순위ㆍ후순위 투자) 등으로 구분된다. 에퀴티 투자는 리스크가 높은 대신 수익률이 높은 편이며 선순위 투자는 안정성이 높은 대신 수익률이 낮다.
국내 회계법인 중에는 유일하게 항공기 금융을 담당하는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설명회를 열자 기관 수십 곳에서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케네스 강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상무는 "선진 항공사의 항공기 금융에 투자해서는 국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대출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일부 투자자는 이제 에퀴티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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