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결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카드사 '앱카드(애플리케이션형 모바일카드)'가 명의도용을 당해 이용자 수십 명이 수천만 원대 피해를 입었다.
11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최근 앱카드 이용고객이 금전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 300건이 접수돼 이를 경찰과 금융감독원에 지난 9일 신고했다. 지난해 5월 도입된 앱카드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명의도용 사고로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액수는 6000만원에 달한다.
삼성카드는 자체 조사를 벌여 이번 명의도용 사고는 '스미싱(스마트폰 문자메시지로 소액 결제를 유도하는 사기 수법)'에 의한 것으로 결론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고객이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설치돼 스마트폰에 내장된 개인ㆍ금융 정보가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스미싱 일당은 아이폰을 통해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11개 게임 사이트에서 고객 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삼성카드 부정사용방지 시스템(FDS)에 포착됐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빼내 다른 스마트폰에 앱카드를 개설하고 이를 결제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과 5개 전업계 카드사(신한ㆍ삼성ㆍ현대ㆍKB국민ㆍ롯데)는 앱카드를 공동 개발하고 감독기관 승인을 얻어 작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한 바 있다.
카드업계의 작년 9월 앱카드 하루 평균 결제액은 10억원에서 3개월 뒤 95억원으로 수직 상승할 만큼 앱카드 성장세는 가파르다. 특히 온라인으로 결제하는 카드사 고객 6명 중 1명이 앱카드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앱카드 보급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신성장동력으로까지 각광받던 앱카드를 고객들이 외면할까봐 걱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다른 카드사 앱카드에서도 같은 피해 사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카드업계 관계자는 "앱카드 등록은 인증서와 카드번호 입력 방식을 혼용하고 있다"며 "결국 앱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모든 카드사들이 위험에 노출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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