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09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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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중인 남광토건이 새주인찾기에 나섰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 매물들이 연이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남광토건이 적절한 인수자를 찾을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남광토건은 이날 매각공고를 내고 오는 23일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을 계획이다. 남광토건은 2012년 12월 인가받은 회생계획의 채권 출자전환이 대부분 완료돼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매각공고를 허가받았다.
1947년 설립된 남광토건은 1980년대 초반까지 업계 10위권을 넘나든 국내 1세대 건설사다. 그러나 1986년 중동발 오일쇼크 여파로 자금난에 시달리며 쌍용그룹에 편입된 이후 IMF, 주택경기침체 등으로 두 번의 워크아웃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회사 주인이 5번이나 교체됐으며 현재는 지분 6.60%를 보유한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대주주로 있다.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건설사들의 매각 진행 상황만 보면 남광토건의 흥행 가능성은 높지 않다. LIG건설의 경우 지난해 인수후보를 찾지 못한 데에 이어 올해 초에도 유찰됐고, 매각에 여러 차례 실패했던 동양건설산업은 자본잠식 후 증시 퇴출까지 당했다. 특히 남광토건과 마찬가지로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절차를 거치며 M&A에 나섰던 벽산건설이 파산하는 바람에 법정관리 중인 건설사들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된 상황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M&A 시장에 쏟아졌던 도급순위 50권 안팎의 중소형 건설사들과 비교할 때 남광토건 매각을 낙관할 만한 요인이 없다"며 "대형건설사들은 남광토건 인수에 따른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중견그룹의 경우 시너지효과가 기대되지 않는 이상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인수후보로 나서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M&A업계 관계자는 "현대·GS 등 도급순위 선두권 건설사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돈 되는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추세"라며 "해외쪽에서 인수의사를 타진해 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매각이 회생계획안에 따른 채권 변제금 상환 목적인 만큼 적절한 인수후보만 나타난다면 국내외 여부는 중요치 않다는 설명이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남광토건은 2022년까지 담보 채무를 전액 현금으로 변제해야 한다.
남광토건은 지난해 영업손실 223억원을 기록해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으나 손실폭은 전년(1490억원)에 비해 대폭 줄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남광토건은 지난해 2400억원의 공공공사를 수주하는 등 현재 8000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2845억원의 3배 규모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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