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급등하면서 CB 발행 시 계약 조건에 포함돼 있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LG이노텍은 만기 3년, 전환가격 8만5800원, 만기이자율 연 0.1%의 조건으로 제32회 전환사채(LG이노텍32CB)를 발행했다. 발행일로부터 1개월 후부터 만기일 1개월 전(2013년 10월 17일~2016년 8월 17일)까지 보통주 종가가 15거래일 연속으로 전환가격의 130%(11만1540원)를 초과할 경우 LG이노텍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다. 과거 농심홀딩스에서도 이 같은 옵션을 붙인 적이 있지만 주가가 상승해 실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행 당시 LG이노텍32CB는 3000억원 모집에 4280억원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LG이노텍 주가는 지난해 말 이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8.6%, 전분기 대비 118.4% 증가한 631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면서 연초 이후 LG이노텍 주가는 37.99% 상승했다.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지난 4월 16일 처음으로 콜옵션 행사 가능 구간인 11만5000원을 기록했다. 만약 오는 21일까지 주가가 11만1540원 이상을 유지할 경우 LG이노텍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LG이노텍은 오는 22일 콜옵션 행사 1차 공고를 내고 29일 2차 공고를 낸 뒤 6월 5일에 조기상환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투자자가 주식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오는 30일까지다.
전환사채 투자자 처지에서는 주식전환권을 행사하는 편이 유리하다. 현 주가를 기준으로 보면 주식전환을 통해 34.62%의 평가이익을 볼 수 있지만 LG이노텍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액면금액에 연 0.1%의 이자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LG이노텍의 콜옵션 행사 여부다. LG이노텍의 1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 규모는 4570억원 수준으로 잔존 전환사채 물량을 전액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행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약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주식전환으로 자본이 확충되는 효과는 있지만 전환
LG이노텍 관계자는 "검토 중인 사안으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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