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일면식없는 50여명이 한 사건의 피해자라며 강남경찰서에 모였다. 이들은 틈틈이 모아둔 쌈지돈을 강원도 평창 일대를 포함한 전국 10여 곳에 투자했는데, 한결같이 OO개발회사의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3~5배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에 속아 투자를 했고 결국 날리게 된 것.
이 회사는 “만약 개발이 취소되거나 진행이 중단되면 원금에 투자금액의 10%를 얹어 돌려주겠다”는 말로 이들을 안심시켜 수천억원대의 투자금액을 받아 가로챘다. 놀라운 점은 OO개발회사가 추진 중이라던 지역들은 개발계획이 전무했고, 가능성도 희박했다는 것이다.
↑ 전주대 김홍진 교수 |
대표적인 사례는 도심지내 연립이나 다세대 주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나 재개발사업이 추진 중’이라는 허위정보를 퍼트려 천정부지의 가격으로 되파는 행태다.
부동산개발 펀드 사기는 국내·외에 부동산 개발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후 임의로 투자금을 유용하거나 횡령하고 잠적하는 수법이다.
이 부동산개발 펀드 사기는 1㎡당 공시지가가 3만원대인 값싼 땅을 주대상으로 삼는다. 이 땅은 얼마 지나지 않아 100배 이상 가격이 급등하는 데, 그 비결은 바로 ‘허위광고’다.
이들은 ‘개발사업 추진 중’이라는 허위광고를 게재한 뒤, 지방 곳곳을 누비며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투자자들을 모은다. 또 수시로 계약직 텔레마케터를 모집해 전화번호부를 활용하거나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회명부를 입수한 후 일일이 전화를 걸어 투자를 유치하기도 한다.
↑ 최근 부동산개발 펀드 형태의 신종 부동산사기가 판을 치고 있다. |
행여 의심이 생긴 투자자가 항의를 해오면 매매예약에 의한 소유권 일부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해주는 방법으로 안심시켰다.
간혹 경찰에 고소하는 등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투자자에게는 합의금 명목으로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수법을 썼다. 이도 먹히지 않으면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협박까지 일삼기도 했다.
이들은 직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당근책’을 사용한다.
투자를 유치할 때마다 영업담당 직원에게는 10~15%, 팀장은 5~7%, 본부장 또는 지사장에게는 3~5% 내외의 높은 수수료를 지급했다. 영업직원 모집과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위한 꼼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도시 개발 형태’의 사기 수법도 유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소재 낡은 주택을 매입한 후 우면동과 세곡동 등 택지개발지구에 입주할 수 있는 ‘철거예정 가옥’이라고 속이는 수법이다. 노후화 된 빌라를 구입해놓고 특별공급아파트 입주권 구입비 명목으로 투자금액을 편취하는 수법도 최근 유행하는 사기형태로 뜨고 있다.
이들은 최근 도심 한복판에 있는 연립주택 및 다세대주택을 싸게 사들인 후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이 추진한다며 시장 가격을 올린 후 투자 금액대비 몇 배 더 비싸게 되팔곤 한다.
이처럼 부동산사기 수법이 점점 다양화·지능화하고 있다. 전업주부에서부터 고위 공직자까지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우리의 이웃이자 친구들이다.
더욱이 이런 사기행각을 펼치는 업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돈이 된다는 방증이다.
‘높은 수익이 있는 곳에 높은 위험이 있다’는 투자의 제1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높은 수익만을 쫒는 사람들이 이들의 먹이감이 될 수 밖에 없다.
[자문 전주대학교 객원교수 김홍진 박사 / 정리 조성신 기자]
[참고 : 김홍진 박사는 현재 애니랜드개발의 대표이며, 전주대학교 부동산학과 객원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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