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13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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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의 '큰손'인 대기업 그룹 계열사 3곳이 일제히 자금조달에 나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세 기업 모두 동일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발행금리 스프레드(가산금리)를 통해 투자자들의 '선호도'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현대제철, 포스코특수강이 일제히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달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3곳 모두 신용등급이 AA로 우량등급을 부여 받고 있고 굴지의 대기업 집단에 속해 있어 수요가 부족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투자자들의 '온도차'는 스프레드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스프레드가 낮게 형성되면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용등급이 AA로 같은 세 기업의 3년 만기 개별 민평금리는 3.07~0.08%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민평금리보다 0.06~0.07%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세 기업 모두 AA급 회사채 평균보다는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낮은 스프레드에 수요가 많이 몰리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며 "모그룹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에 업황이나 실적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상향 조정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포스코특수강은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특수강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420억원 으로 전년 동기(797억원) 대비 47.3%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건설을 필두로 포스코에너지, 포스텍기술투자 등 계열사들이 연달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룹 후광을 등에 업을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LG전자와 현대제철은 연초 우량채 돌풍을 이끈 주역들로 이번 발행에서도 적지 않은 기관 투자자 자금을 빨아들일 전망이다. 지난 1월 3000억원 규모의 LG전자 회사채 수요예측에 기관 자금 8000억원이 몰려 발행금액이 5000억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같은 달 현대제철 역시 3000억 모집에 7000억원에 달하는 수요가 접수되며 발행액을 1000억원 증액했다.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두 기업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흑자로 돌아서며 지난해 4분기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당초 LG전자는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했으나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LG전자의 신용등급을 내리는 등 발행여건이 불리해지자 국내 시장의 문을 다시 한 번 두드리게 됐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부문을 합병한 현대제철도 수익성이 대폭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의 지난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8% 급증했고 당기순이익은 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량채 스프레드가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발행여건은 우호적"이라며 "3곳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의 금리에 자금을 조달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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