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이색적인 것도 많습니다.” “눈에 확 들어오고 보기에도 좋은 것 같아요.”
정돈되지 않은 상품 진열은 기본(?)이고, 한눈에 구분하기 어렵게 마구 섞여 제각각의 상점들이 즐비했던 강원도 봉평장이 1년만에 새 옷을 입었다. 아니 아예 ‘전통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는 포부다.
지난 4월 27일 새롭게 단장한 봉평장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하 현대카드)이 강원도와 함께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첫번째 대상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봉평장은 강원도 내 다른 전통시장에 비해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였지만, 전통시장 고유의 모습과 메밀꽃을 모티브로 한 소설 등의 문화유산을 갖고 있는 곳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전통시장을 서울이나 수도권의 대형마트처럼 단순히 현대화 시설을 만드는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정겨움과 즐거움을 나누는 전통시장 본연의 정서를 살리면서, 불편함때문에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지 못했던 시장환경을 개선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들을 반영했다.
그 신호탄으로 봉평장을 이끄는 상인들에게 고객이 전통시장에 원하는 부분이 어떤 점인지, 어떤 서비스가 강점이 있는지 등에 대한 교육이 진행됐다. 지난 2월 27일 재래시장 살리기 전문가인 이랑주 VMD(Visual Merchandising & Display) 대표가 봉평장 상인들과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전통시장 중 한 곳이었던 봉평장, 어떻게 바뀌었을까. 봉평장이 새 옷입은 첫 날인 지난 4월 27일, 시장 한가운데 차량부스 앞에는 아이들이 몰려 상인의 얼굴이 새겨진 스탬프를 종이봉투에 찍으며 신기해하고, 새단장한 쉼터에는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이 시장에서 산 먹거리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시장 골목골목에는 물건을 사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현대카드 이해영 과장은 “현대카드의 사회공헌은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목적지에 바로 데려다 주는 것이 아니라 목적지로 향하는 지름길과 방법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자발적으로 생각을 바꾸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상인들과 함께 변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새 옷을 입었지만 강원도 봉평장은 여전히 5일장이다. 매월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에 100여개가 넘는 점포와 100여명 이상의 봉평상인들을 메밀향 가득한 봉평장에서 만날 수 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