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최대 인수ㆍ합병(M&A) 매물인 LIG손보의 본입찰을 두고 인수 후보들이 가격 산정을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롯데, KB, 동양생명(보고펀드), 푸싱,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등 6곳이다. LIG그룹과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본입찰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진행한 예비입찰에서는 자베즈파트너스가 5000억원 이상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인수 후보들은 실사를 거치며 새로운 인수가를 계산해왔다.
이번 거래에서 매각되는 지분은 LIG손보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19.83%다. 지난 16일 종가를 기준으로 할 때 약 353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인수 후보들이 5000억원 안팎을 제시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막판에 경쟁이 과열되면 일부 후보가 6000억원 가까이까지 가격을 써낼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롯데는 기존에 보유한 롯데손보에 더해 LIG손보를 인수하면 업계 2위로 도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롯데는 LIG손보가 매물로 나온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인수작업을 진행해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과거 M&A에서 필요성이 높은 매물의 경우 막판에 높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슷한 전략을 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B도 인수 의지는 강하지만 금융지주사 특성상 자회사 지분을 매입할 때 30% 이상 사들여야 하는 게 부담이다. LIG손보 오너가 파는 지분에 더해 다른 방법으로 10% 이상을 추가 매입해야 하는데 여기에 2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추가 투입돼야 할 수도 있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따라서 이런 부담을 감안할 때 이번 본입찰에서 KB가 롯데보다 가격을 높게 제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동양생명도 여전히 관심은 있지만 LIG손보 실사 결과 지급여력비율(RBC) 향상을 위해 유상증자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서 신중한 입장으로 바뀌었다. 사실상 보고펀드가 동양생명 자금을 이용해 인수에 나선 형태여서 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된다.
자베즈파트너스는 MG손해보험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특히 MG손보가 전면에 적극 나서면 주요 후보로
푸싱은 최근 회장이 방한한 것으로 전해져 막판에 복병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다만 푸싱이 높은 가격을 써낸다 해도 한국 금융사업 경험이 없는 해외 업체에 보험사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 국민 정서를 비롯해 여러 가지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
[김규식 기자 / 신수현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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