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16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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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 올해 새로 생긴 '관리대상계열'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중단됐던 패키징사업부 매각 작업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현재 패키징사업부 매각 재개 여부를 놓고 매각주관사 산업은행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패키징사업부 매각 작업이 중단됐던 것은 효성그룹이 단독 협상을 진행하던 스탠다드차타드PE(이하 SC PE)와 매각가격 측면에서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효성그룹은 매각가로 약 5000억원 수준을 기대했지만 SC PE는 이보다 크게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측은 제 가격을 받지 못하면 매각 계획 자체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관리대상계열로 선정되면서 매각 재개 여부를 다시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새로 도입된 관리대상계열 제도는 재무부실 우려가 높은 기업에 대한 사전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해당 기업은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 대상은 아니지만 주채권은행과 정보제공 약정을 맺고 중요한 영업활동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채권단은 이번주 중 금융감독원 및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관리대상계열 기업을 확정할 예정이다. 대상기업으로는 현재 효성그룹과 이랜드그룹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관리대상계열로 선정되면 올 하반기 재무구조 개선상황에 대해 주채권은행에 점검을 받게 된다"며 "패키징사업부 매각건이 재추진돼야 채권단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말 효성의 부채는 5조원 규모로 약 4000억원 가치로 평가되는 패키징사업부를 매각하면 부채비율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된다. 당초 효성이 패키징사업부 매각을 고려했던 이유도 표면적 이유는 사업 구조조정을 내세웠지만 실제론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 크다.
매각측 관계자는 "효성이 패키징사업부를 급히 매각해야 할 만큼 재무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며 "꼭 SC PE측에 팔지 않더라도 공개 매각으로 전환해 매각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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