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거래소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의 주가는 지난 1월 15일 4만5000원에서 전일 3만3900원까지 내려앉았다. 4개월 만에 주가가 24.7% 가량 밀린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0.03% 하락하는 데 그쳤다.
LG생명과학은 제약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다. 일찌감치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영업망를 확대해 수출에 총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LG생명과학의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1735억원으로 주요 제약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 4173억원의 42% 수준으로 수출 비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다. 한국보건산업진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 평균은 14.7%였다.
최근 제약사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며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류를 앞서간 행태다.
그러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4억원으로 직전해보다 5.56% 감소했다. 매출액은 4173억원으로 2.79%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33억원으로 급감했다. 실적 부진은 올해에도 이어져 1분기 매출액은 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 영업손실액도 43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증권사의 평가도 박한 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월 27일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단기 매수'로, 목표주가를 5만1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후 지난달 2일 다시 4만2000원으로, 23일 40000원으로 잇따라 목표가를 내렸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낮춘 상태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수출료 유입에 따른 실적과 연구개발비 모멘텀이 확보될 때까지는 보수적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고 권했다.
이밖에도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실적 상승동력이 약화됐다는 이유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고 있고,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월 말 증권가에서는 보기 드문 '매도' 리포트를 내놨다.
LG생명과학이 올해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상충, 제초제와 같은 농약원제와 의약품 중간체 등을 생산하는 정밀화학 분야의 매출이 지난해 4분기 대비 24% 가량 감소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당뇨치료신약인 제미글로의 기술수출료의 유입이 지연된 상황에서 정밀화학 분야의 일본 수출이 감소하자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한다. 이에 따라 계절독감 백신 판매와 정밀화학 원료의약품 수출이 재개되는 하반기가 되어야만 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타 제약사와 달리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원화 강세 현상'도 LG생명과학 실적의 발목을 잡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LG생명과학의 경우 1분기 말 기준으로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순이익이 26억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1분기 LG생명과학의 수출액은 33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분의 1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정밀화학 분야의 경우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어 "제미글로의 경우 사노피와의 임상을 진행 중에 있어 빠르면 내년 후반이나 2016년부터 시판돼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엿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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