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박 사례가 주식이나 선물ㆍ옵션 시장이 아닌 채권 시장에서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대박은 동양증권 회사채에서 나왔지만 지난 연말 이후 6개월 만에 회사채 투자로 20~30% 이상 수익을 낸 투자자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7000원까지 떨어졌던 한진해운 회사채 가격은 최근 9000원 선을 회복했다. 유동성 위기설로 회사채 가격이 급락했지만 이후 대한항공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고 보유 선박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한진해운 회사채를 매수한 투자자라면 투자기간에 받은 이자에 회사채 가격 상승분까지 더해 지난 6개월간 30%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건설, 동부제철 등 동부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투자자 역시 올해 들어 성과가 좋았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자금 지원에 나섰고 최대주주 또한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으로 3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회사채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비우량 채권들의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투자기회는 존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주식 관점에서 접근하면 업황이 턴어라운드하고 기업 이익이 늘어나야 주가가 오르지만 회사채 관점에선 만기까지 회사가 망하지만 않으면 채권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어 리스크는 오히려 낮다"며 "부도 등 유사 시 휴지조각이 되는 주식과 달리 채권 투자자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일부 원리금을 변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회사채는 웅진에너지다. 지난 1분기 웅진에너지가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태양광 업황도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 리스크는 많이 줄었다는 평가다. 지난 22일 기준 웅진에너지 회사채 가격은 8634원으로 지금 매수하면 투자자들은 연 15% 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진해운 회사채의 경우 이미 가격이 9000원까지 올랐지만 지금 매수해도 채권 원금과 이자를 더해 연 11.6%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대한항공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부도 리스크는 상당히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역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유동성 수혈에
그러나 한 국내증권사 채권영업 담당자는 "회사채 가격이 낮다거나 금리가 높다고 무조건 매수하지 말고 기업의 재무구조나 회사채 상환능력을 꼼꼼히 따져본 후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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