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형아파트의 인기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아파트 미분양도 은근히 감소하고 있다. 2월 말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전용 85㎡ 초과의 대형아파트 미분양이 2만 2313가구로 전년 말 대비 1789가구 줄어 7.4%의 감소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말에 대형 미분양이 8만 8381가구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75%가 증발한 수치”라며 “이 같은 대형 미분양의 감소세는 소형 주택 공급으로 편중되면서 대형아파트의 품귀현상이 심화된데다, 미분양을 우려한 대형아파트의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많은 수요층을 유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국토부가 발표한 올해 4월 현재 전년 동월 대비 주택 금액별 거래량 증감률도 금액별로 수도권은 3~4억원(+41.5%), 4~6억원(+45.1%)대 주택에서, 지방도 3~4억원(+43.1%), 4~6억원(+58.6%)대 주택 등의 증가폭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 주택가격이 낮은 지방에서 4~6억원대 주택 거래가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형아파트의 거래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대형아파트의 선전은 신규분양아파트의 청약경쟁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달 청약접수를 실시한 하남 미사강변 2차 푸르지오 101㎡E타입은 36가구 모집에 1순위에 166명이 몰려 4.61대1로 청약 마감했고, 2가구씩 공급한 전용 114㎡A타입과 B타입도 1순위 서울 경기, 인천지역 청약에서 각각 93대1, 110대1의 청약경쟁률로 청약 마감했다.
강남 절반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위례신도시 대형물량은 지난해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 주택형이 중대형이었던 래미안 위례신도시, 위례 아이파크, 위례 송파 와이즈더샵, 위례 힐스테이트의 경우 모두 1순위에서 10대1 이상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청약 마감했다. 지난 2월 분양된 ‘엠코타운 센트로엘’ 전용 95㎡(161가구) 98㎡(512가구)에 7400여명이 몰려 평균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계약도 나흘 만에 마감됐다.
한편 중형보다 대형이 먼저 완판되는 단지도 등장했다. 4월 청약접수를 실시한 유승종합건설의 ‘구월 보금자리지구 한내들 퍼스티지’ 청약접수 결과 전용 94㎡ 이상 3개 타입이 순위내 마감된 반면, 전용 84㎡ 2개타입은 순위내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김포한강 센트럴 자이도 분양면적이 가장 큰 전용 100㎡가 3순위 수도권에서 3.12대1로 마감했다.
부산의 ‘강남’으로 꼽히며 청약 강세를 보이고 있는 수영구에 공급된 ‘센텀 비스타 동원’도 대형 강세 현상이 이어져 총 163가구를 모집한 전용 109㎡ D타입은 부산 1순위에서만 755명이 청약접수해 4.63대1로 청약접수를 마감했고, 1가구를 모집했던 109㎡ E타입도 부산 1순위에서 17대1로 청약을 완료했다.
부산에서 전용 102㎡~135㎡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1000만원짜리 청약통장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인기를 모은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소형아파트 강세현상이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형아파트 공급이 지속되면서 대형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층이 많이 형성돼있다”며 “대형아파트는 강남, 위례신도시 등의 지역에 실거주 겸 기대차익을 챙기려는 수요자와 서울 집값으로 보다 넓은 수도권의 대형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강남, 용산을 비롯해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에서 대형아파트가 다수 공급된다.
대우건설이 용산역 전면 2구역을 재개발한 ‘용산 푸르지오 써밋’을 23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했다. 이 단지는 38~39층 2개 동으로 지어지며 전용면적 112~273㎡로 아파트 151가구와 24~48㎡ 오피스텔 650실로 구성된다. 이 중 아파트 106가구 오피스텔 455실이 일반분양 된다.
현대산업개발도 서울 아현동 85 일대 아현 1-3구역을 재개발한 ‘아현 아이파크’의 견본주택 문을 23일 열었다. 이 아파트는 지하 4층~지상 29층의 6개 동으로 이뤄진다. 단지 규모는 497가구 전용 59~111㎡로 소형 평형과 중대형 평형을 모
대우건설은 5월 북아현 1-2구역을 재개발한 ‘북아현 푸르지오’를 선보인다. 전용 30~109㎡로 총 940가구 중 303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7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7구역에서 ‘래미안 영등포 에스티움’을 분양할 예정이다. 1722가구 대단지로 이 중 788가구가 일반분양 몫이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