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판매 채널 다각화가 표면적인 이유지만 영향력이 커진 대형 독립법인대리점(General AgencyㆍGA)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과 각 사 소속 보험설계사 줄이기 등 의도도 숨어 있다.
'금융서비스' 회사 간판을 내걸고 출범한 자회사형 판매전문사들은 '보험백화점'을 지향한다. 다른 회사는 물론이고 생명보험사 계열사에서 손해보험사 상품을 파는 교차 판매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펀드나 랩어카운트 같은 금융투자 상품까지 소개하는 것이다.
이 같은 콘셉트와 형태로 된 판매사를 먼저 출범한 건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가 2009년 말 메리츠금융서비스를 설립한 후 라이나생명, 동부화재, 미래에셋생명 등이 최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현대해상 등 다른 생ㆍ손보사들도 자회사형 판매전문사를 세우는 걸 검토 중이다.
왜 보험사들이 앞다퉈 판매사를 자회사로 두려는 걸까.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와 텔레마케터 등에 편중된 판매채널 다각화가 목적"이라며 "다양한 고객 수요 충족 차원에서 교차 판매 등을 하다보면 시너지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대형 GA 견제라는 게 중론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3월 19.8%였던 대형 GA 설계사 비중은 지난해 6월 40%를 넘어설 만큼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형 GA 한 곳당 소속 설계사는 1264명에서 2118명으로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형 GA 규모는 꾸준히 줄어드는 반면 중대형 GA는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초대형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2007년 8.5%(생보), 11%(손보)에 불과했던 보험대리점을 통한 신계약 비중도 2배 넘게 증가했다. 대형 GA에 대한 보험사들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수료율도 올라갔다.
게다가 지사형으로 운영되는 대형 대리점은 취약한 내부통제 때문에 불완전판매가 빈번히 발생했고, 그에 따른 각종 피해는 고스란히 보험사들에 돌아갔다.
하지만 자회사형 대리점 설립이 대형 GA에 대항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 될지는 미지수다.
메리츠금융서비스 실적을 보면 기대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리츠금융서비스는 설립 후 최근까지 매년 평균 25억원 규모 손실을 기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보험사마다 소속 설계사 수를 줄이려는 것도 GA를 설립하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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