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27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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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를 과점하고 있는 정유사들이 잇달아 회사채 발행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모두 AA급 이상의 우량등급 업체들로 중장기물을 발행해 기관투자가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정제능력 기준 업계 1위 SK에너지(신용등급 AA+)는 내달 10일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오는 28일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SK에너지는 3년과 5년, 7년 만기로 총 3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주간은 우리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SK에너지는 최근 정제마진 악화에 따라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업계 1위 지위와 자산규모 기준 재계 3위에 올라 있는 SK그룹의 대외 신인도가 투자자들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업계 2위 GS칼텍스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0억원 수요가 모자라기도 했지만 당시 GS칼텍스 기름 유출 사고와 국제신용등급 하락 등 잇단 악재 탓에 미달된 측면이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GS칼텍스는 개별적 요인이 회사채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컸기 때문에 다른 정유사들과는 별개로 봐야 하는 케이스"라며 "수요가 풍부한 만큼 SK에너지 뿐만 아니라 향후 발행 예정인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수요예측 결과도 긍정적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정제능력 면에서는 SK에너지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일당 84만 배럴을 보유하고 있고,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각각 일당 77만5000배럴, 66만9000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당 39만배럴로 상위 그룹과 격차가 다소 벌어진다.
반면 고도화설비는 GS칼텍스가 일당 26만8000배럴로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SK에너지(일당 17만2000배럴), 에쓰오일(일당 15만 배럴), 현대오일뱅크(13만4000배럴)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고도화설비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중질유를 휘발유, 경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로 바꾸는 설비로 정유사의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핵심이 되는 설비다. GS칼텍스가 잇달아 고도화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정제부문 수익성이 기존보다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에쓰오일도 2017년까지 고도화설비 증설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대규모 투자 수요는 정유업체들에게 항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재무지표가 다소 하락할 수 있으나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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