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준공한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 '그랑서울'은 빌딩 2개동이 나란히 24층까지 올라간 쌍둥이 빌딩이다. 지하 공간은 넓게 뚫려 있지만 지상은 타워1ㆍ2로 나뉜다. 타워1ㆍ2는 4층부터 7층까지 연결돼 있는 변형된 'H자형 쌍둥이 빌딩'이다.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 타워', 중구 을지로2가 '파인애비뉴' 등 최근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 '쌍둥이빌딩'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상부터 2개동으로 나뉘는 전형적인 쌍둥이빌딩도 있고 지하와 지상 저층부까지는 같이 쓰지만 고층부터 분리되는 U자형 쌍둥이빌딩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종로와 광화문 일대 쌍둥이빌딩시대는 2010년 11월 중구 수하동에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이 들어서면서 본격화됐다. 센터원 연면적은 약 17만㎡(5만여 평)로 지하 8층~지상 32층, 2개동으로 이뤄졌다. 공사비는 8000억원으로 금호건설이 5년 공사 끝에 완공했는데 5층부터 AㆍB동으로 나뉘는 U자형 쌍둥이빌딩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신사옥으로 유명해진 종로구 중학동 '더케이 트윈타워'는 전형적인 쌍둥이빌딩이다. 빌딩 관계자는 "지하 1~2층만 공간을 같이 쓰고 지상층부터는 AㆍB동이 분리돼 있다"며 "두 개 동으로 나뉘면 관리비용이 더 들고 관리에 손이 더 가지만 외형이 보기 좋고 개방감을 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도심에 쌍둥이빌딩이 부쩍 늘어나는 이유는 서울시의 규제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는 건물의 연면적, 용도에 관계없이 4대문 안 도심에 들어서는 건축물의 6층 이상 고층부 건물폭이 55m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기배 서울시 도시재생팀장은 "서울 도심에서 내사산(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 조망과 개방감을 확보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규제는 건물주나 시공사 입장에서는 다소 손해일 수 있지만 빌딩 가운데 시민들의 통로나 쉼터 등이 생겨 긍정적인 면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쌍둥이 빌딩은 55m 폭 제한을 받지 않는 서울 도심 밖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성기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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