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로 평일에 아이를 돌볼 수 없어 친정에 맡겨두고 주말엄마 노릇을 하는 게 항상 아이에게 미안했는데, 회사에 어린이집이 생겨 아이와 함께 살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사자성어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
이 가화만사성을 가정이 아닌 기업 입장에서 바라본 말이 '가족 친화적인 경영(Family Friendly Management)'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가정에 대한 기업의 배려가 임직원들의 충성도와 업무 몰입도를 높여 생산성을 극대화 한다는 연구결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
실례로 독일 헤르티에재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족친화 기업의 생산성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30%정도 높았다.
또 대한상공회의소의 설문조사에서도 조사대상 기업의 61%정도가 '가족친화 경영이 기업성과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이 '가족친화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하나은행은 직원들이 자녀 보육에 대한 부담을 덜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조성 차원에서 전국 11곳에 직장 어린이집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한 사내복지를 넘어 사회공헌 우수 사례로도 평가받고 있다.
하나금융 본사 2층(하나은행 별관빌딩)에 있는 푸르니 어린이집은 전용면적 150평, 63명 정원 규모를 자랑한다.
하나·외환은행, 하나SK카드, 하나생명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본점이 밀집해 있는 을지로에 개설, 인근에 근무하는 하나금융 임직원 자녀들의 보육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03년에 IBM, 대교 등과 함께 6개 기업 공동으로 서울 서초구 푸르니 어린이집을 개설한 이래 분당, 수지, 일산 등 4곳에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 완료로 11개소를 추가하면 총 15개소의 직장 어린이집을 보유, 금융권 최다 직장 어린이집 운영기관이 된다.
하나금융공익재단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민에게 개방하는 보육시설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하나은행은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모범적인 직장어린이집 운영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전직원과 가족들을 초청해 '하나가족한마음 잔치'를 매년 개최해 직원들의 화합과 가족간 친목을 도모, 동질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하나가족한마음 축제를 통해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특히, 영업점에서도 가정과도 같이 편안하고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어 하나은행을 즐거운 직장, 최고의 은행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 첫 자선재단인 외환은행의 'KEB 사랑나누미'활동도 주목할만 하다.
외환은행 임직원과 가족, 8000여명으로 구성된 KEB 사랑나누미는 외환은행나눔재단을 통해 청량리밥퍼, 제빵봉사 등 연간 100여회, 매주 토요일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정기 기부활동으로 '천사(1004)'의 음운을 활용한 '사랑의 열천사'운동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직원 50% 이상이 참여, 매월 7000만원(연간 8억4000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인권, 교육, 이웃사랑 등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가족과 함께 펼치면서 조직 충성도는 물론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을 재확인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우리가족 그림 그리기 대회'와 '추억의 사진 대회'등을 실시해 우수한 작품은 본사 로비에 전시, 전직원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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