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SPAC)이란 비상장기업을 인수ㆍ합병(M&A)해 우회상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는 일종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뜻한다.
2009년 말 국내 시장에 도입된 스팩은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차익을 노릴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청약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상당수 스팩들이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고 청산되면서 급격히 위축된 바 있다. 그러나 카카오, 선데이토즈, 알서포트 등의 우회상장을 계기로 스팩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우리스팩2호와 케이비제2호스팩 주가는 14% 상승했다.
특히 케이비제2호스팩의 경우 상장한 지 한 달 만에 비상장사인 케이사인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케이사인은 지난해 매출 207억원의 데이터베이스 암호화 시장 국내 1위 업체다.
지난달 28일에는 우리스팩2호가 포미닛, 비스트 등이 소속된 음반기획제작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합병한다고 공시했으며 26일에도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 간 흡수합병 소식이 전해졌다. 합병 발표 후 다음 주가는 25% 이상 올랐다.
한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스팩 투자는 합병할 만한 기업이 마땅치 않았고 설사 적당한 기업을 찾아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었지만, 최근 들어 선데이토즈, 알서포트 등 투자 대박 사례가 등장하고 우회상장 분위기도 좋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가가 상승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 증권사들도 한동안 뜸했던 스팩 상장 작업에 다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달 28~29일 공모청약을 진행한 하나머스트스팩의 경우 20억원 모집에 5690억원의 자
스팩에 투자하는 펀드로도 오랜만에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드림자산운용이 출시한 사모 스팩펀드에는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9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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