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29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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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동양시멘트의 기업회생을 위해 '단독 매각'이라는 큰 그림을 결정했다. 시멘트 업계는 매각이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자 동양시멘트 인수 여부를 놓고 눈치 작전에 돌입했다. 동양시멘트의 향방에 따라 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어 시장의 관심도 높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의 기업회생절차를 주관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최근 동양시멘트의 단독 매각을 결정하고 오는 7월께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6월 중 동양시멘트의 자회사인 동양파워와 동양파일의 매각 작업이 8부 능선을 넘길 전망이어서 자회사들의 매각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7월이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동양파워와 동양파일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후보들의 실사 작업이 진행중이며, 매각 본입찰은 각각 다음 달 2일과 5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동양파워와 동양파일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6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법원은 동양파워와 동양파일의 매각이 완료돼 매각자금이 유입되면 동양시멘트의 부채를 감축해 원매자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를 정리하고 동양시멘트 매각을 시작해야 원매자의 부담이 줄고 더 많은 후보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멘트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라는 점도 매각 시기를 앞당긴 이유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내려감에 따라 유연탄의 도입 단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레미콘 업계 대표주자인 유진기업과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레미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두 회사 중 한 회사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게 되면 기존 레미콘 사업과 전방 산업인 시멘트 업종 간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한일시멘트가 동양시멘트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출하량 기준 업계 4위인 한일시멘트가 업계 2위 동양시멘트를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업계 1위 쌍용양회를 제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라파즈한라시멘트, 현대시멘트 등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8000억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높은 매각 가격은 흥행에 부담스러운 요소다. 동양시멘트를 인수한다고 해도 과거 건설경기 호황기처럼 큰 규모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막대한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동양시멘트는 재무구조만 개선한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물"이라며 "이미 동양시멘트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들과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려는 사모투자펀드(PEF)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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