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한국 증시에서 대규모 외국인 순매도를 이끌며 투자자를 울렸던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Vanguard)'가 올해는 '수호천사'로 변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뱅가드가 운용하는 6개 주요 선진국 펀드에서 한국 증시로 4400억~5400억원가량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뱅가드 선진국 펀드에서 한국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은 1조~1조3000억원가량"이라며 "현재까지 약 5000억원이 유입된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최대 8000억원가량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3위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는 지난해 초 인덱스 펀드 운용 기준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변경했다. 한국은 MSCI지수에서는 신흥국으로 분류돼 있지만 FTSE지수에서는 2009년부터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상반기 뱅가드 신흥국 펀드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약 8조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뱅가드 선진국 펀드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전문가들은 한국이 MSCI에서 신흥국으로 분류돼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을 이탈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수급상 충격을 뱅가드가 상당 부분 흡수하는 일종의 '범퍼(bumper)'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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