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억 달러 규모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기획재정부는 3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 10억 달러와 10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7억5000만 유로(약 10억 달러) 등 20억 달러치 외평채를 발행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발행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25억 달러 규모 외평채에 대한 차환발행 성격이다.
이번에 처음 발행에 성공한 30년 만기 외화표시 외평채는 민간의 초장기물 외화채권 발행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은 72.5bp(베이시스포인트) 가산금리가 적용된 4.143%(표면금리 4.125%)에 발행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이 30년물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에 성공한 것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이후 8년만에 발행한 유로화 표시 채권은 10년 만기에 57bp 가산금리가 적용됐으며 금리는 2.164%(표면금리 2.125%)에 발행됐다. 기재부는 기존 달러화 유로화 외평채를 통틀어 2%대 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2005년 발행했던 10년 만기 5억 유로 규모 외화표시 외평채로 3.74%였다. 이 역시 최근 한국의 높은 대외신인도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외평채 가산금리는 한국계 외화채권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의 낮은 금리 외평채 발행은 향후 민간의 해외 차입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채권 발행 과정에서는 주요국 중앙은행, 국부펀드, 글로벌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우량 투자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면서 가산금리가 낮아질 수 있었다. 실제 투자자들의 주문 규모는 외평채 발행 규모의 4배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 발행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초장기물 시장에서 벤치마크 금리를 설정해 민간의 해외채권 만기를 장기화하고 차입 통화를 다변화 할 수 있
다만 외평채는 외화 발행과 외화 상환이 이뤄지는 것인만큼 정부의 외환보유고 증가 여부나 원화 값 변동성 축소 등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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