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주식 직구 A to Z ⑤ ◆
지난해 미국 주식에 투자해 20% 넘는 이익을 낸 슈퍼리치 A씨. 그는 최근 미국 증시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논쟁이 불거지자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그러나 계좌에 입금된 주식 환매대금은 기대에 못 미쳤다. 투자한 주식 상승률은 20%였지만 실제로 손에 쥔 이익은 투자 원금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A씨는 "투자 기간에 원화 가치가 계속 올라가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손에 쥐게 된 수익금은 크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국외 주식에 투자할 때는 해당 기업 실적 못지않게 환율 움직임을 살펴야 한다. 국외 주식형 펀드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운용사에 약간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고 환헤지를 할 수 있지만, 개별 국외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환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때가 많다.
대체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많은 증시일수록 통화가치와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얼마 전 미국이나 일본 증시처럼 대대적인 양적 완화가 진행 중일 때는 외국인 투자가 몰리더라도 통화가치는 낮아질 수 있다. 투자한 종목에서 수익이 발생했더라도 원화로 환산해 보면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때에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일정 부분 환헤지를 할 수 있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지난해 일본이 한창 양적 완화를 시행할 때 엔화가 약세일수록 수익이 발생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별도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일본 주식 직접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이는 투자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위안화처럼 하방경직성이 있는 통화로 거래되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환 위험을 피할
선물환을 매도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파생상품 거래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선물환을 매도해서 얻은 달러로 미국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실현한 뒤 달러화로 갚기도 한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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