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오는 13일로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월드컵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심해진 내수 침체 속에 음식료, 미디어ㆍ광고, 월드컵 스폰서 업체 등 이른바 '월드컵 관련주'들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월드컵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가 있던 지난 4월 중순 이후 식품, 미디어ㆍ광고, 월드컵 스폰서 업체 등 관련주 주가는 대부분 떨어지거나 1~2%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대개 월드컵 수혜주는 '치맥(치킨+맥주)주'로 불리는 닭고기 업체와 음료업체, 제일기획 등 광고업체, 현대자동차가 대표하는 월드컵 공식 스폰서 업체 등이 꼽힌다.
그중에서도 미디어ㆍ광고업체와 월드컵 스폰서 업체의 부진이 심했다. 제일기획 주가는 5일 2만2750원을 기록하며 4월 15일(2만3450원)보다 3.0% 떨어졌다. 방송사 중에서 유일한 상장사인 SBS는 같은 기간 3만7150원에서 3만800원까지 17.1% 하락했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로 나서는 현대차는 23만8000원에서 22만5000원으로 5.5% 떨어졌다.
월드컵 관련주 중에선 '치맥주'가 그나마 선방한 모습이다. 하림(41%) 동우(27%) 마니커(26%) 등 닭고기 업체와 롯데칠성(15%) 등 맥주 업체 주가가 연초 대비 상승했다. 하지만 기간을 단축해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난 4월 중순 이후를 따지면 파급력이 훨씬 약해진다는 평가다. 5일 종가 기준으로 4월 15일 대비 하림과 동우가 각각 1.6%, 7.5%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마니커는 오히려 1.2% 떨어졌고, 하이트진로는 16.8%나 하락했다. 롯데칠성만 최근 출시한 맥주 '클라우드'가 기대를 모으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뚜렷한 수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를 소비 침체에서 찾는다. 최근 세월호 참사 등 영향으로 소비자가 쉽사리 주머니를 열지 못하고, 기업은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인프라 등 투자가 끝난 상황에서 월드컵 개최로 국내 증시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내수 소비가 늘어나느냐 여부인데 세월호 사고로 사실상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침체 때문에 국내 광고 경기가 월드컵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월드컵 등 스포츠 빅이벤트가 있을 때 치킨과 맥주 소비량이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증가했다"면서도 "브라질 월드컵이 새벽시간이라 남아공 월드컵만큼 내수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텔레비전 관련주는 월드컵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실제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5일 종가 기준으로 4월 15일 대비 각각 10.5%, 6.4% 상승했다.
조진호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10년간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월드컵 당해 분기 LCD TV 평균 판매단가 상승률이 다른 해에 비해 4%포인트 높았다"며 "월드컵
[손동우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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