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대주주가 변경되고 신용등급이 강등돼 어려움을 겪던 동양증권이 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신규로 선임한데 이어 새로운 대주주의 유상증자 신주 대금 납입이 마무리되면 완전히 동양그룹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증권사로 새 출발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서명석 대표이사 사장과 황웨이청 대만 위안다(元大) 증권 국제경영부문 수석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들은 공동 대표이사를 맡을 예정이다.
또한 홍성혁 엠벤처투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권성철·박우규·황원춘·신진영 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고 권성철·박우규·신진영 씨는 감사로도 선임됐다.
구속 기소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기타 비상무이사 해임건은 현 회장이 지난주 사임서를 제출함에 따라 철회됐다.
이제 남은건 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 대금 납입이다. 대금 납입일은 오는 11일이며 납입이 완료되면 12일 이사회 개최후 신임 사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업계에선 동양증권의 대주주 변경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동양증권이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변동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신용평가사들이 동양증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다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과거 동양증권이 가지고 있던 자산관리부분의 선두자리 탈환과 리테일 부분 영업력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양'이란 사명에 따른 평가 저하가 여전한 만큼 신뢰 회복 과정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다만 대주주인 유안타 증권과 연계한 새로운 금융상품 등 기존과 다른 영업전략을 통해 동양증권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5월 21일 정례회의를 열어 대만 유안다 증권의 동양증권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위안다증권의 자회사인 위안다 시큐리티스 아시아 파이낸셜 서비스는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27.06%) 인수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동양증권 주식 1억500만주(53.6%)를 취득, 동양증권의 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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