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09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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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 당진 패키지)에 이어 계열사 포스코에너지를 통해 동양파워 인수전에까지 뛰어들면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당분간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기조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재 동부인천스틸 정밀실사를 끝내고 산업은행과 가격 협상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으며, 포스코의 계열사 포스코에너지는 동양파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이다. 포스코에너지는 3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인천스틸의 인수 가격은 최소 8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포스코가 직접 부담하는 자금은 전체의 20~30% 가량이다. 최소 200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동부인천스틸 인수를 사실상 확정하고 있으며 가격 조정만이 남은 단계라는 분석이다. 인수 포기는 선택지에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포스코에너지도 약 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동부인천스틸과 동양파워 인수가 확정되면 포스코는 최소한 6000억원 가량의 재무부담을 지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그룹 전체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비상경영에 나선 상황에서 연이은 M&A 행보를 보이는 포스코에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재작년부터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들의 신용등급 하락 이슈가 불거져 채무 및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는 포스코가 그룹의 기조에 위배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1조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까지 발행해가며 어렵게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올해 잇단 M&A로 재무부담을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는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포스코가 동부인천스틸과 동양파워를 모두 인수한다면 이는 그간의 재무개선 기조에 어긋나는 행위로 판단된다"며 "이 경우 포스코 그룹을 바라보는 신용평가사들과 기관 투자가들의 시각이 다시 부정적으로 바뀌고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차입금을 줄이려 채무를 상환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6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도 관심 대상이다. 이미 올해 초 포스코는 올해 회사채 발행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을 하지 않는다면 보유 현금을 사용하거나 일반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어느 쪽도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포스코는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하기 위해 현금 대신 포스코특수강의 지분을 현물출자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동양파워를 인수하려는 포스코에너지는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올 들어 지난 5월에도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어 하반기 추가 발행으로 비슷한 금액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 채권 인수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AA+에 달해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며 "발행을 원한다면 3000억원 가량은 충분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포스코가 그 간의 '약속'처럼 발표해왔던 내용들과 너무도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기관 투자가들도 포스코가 재무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믿어왔다"며 "하지만 지금 포스코가 보이는 행동은 해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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