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정보 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LG그룹주 11개 상장사 중 9개사 주가가 올랐다. 특히 전자와 이노텍 디스플레이 등 이른바 'IT 3총사'의 주가 상승이 돋보였다. LG이노텍은 39.4%, LG전자는 30.2%, LG디스플레이는 22.3% 올랐다. 주력 계열사들 주가가 반등하면서 그룹 내 지주회사인 LG의 주가 역시 18.5% 상승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그룹의 IT 계열사들은 그동안 낙폭이 컸던 데다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면서 LG그룹 내에서 최근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면서 "LG 계열사들이 하향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서는 '턴어라운드' 추세"라고 말했다.
LG그룹주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지난달 마무리된 1분기 실적 발표 시점부터다. LG전자와 LG이노텍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44.2%, 298.6% 늘어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영업이익 942억원)을 냈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G3가 출시된 지 닷새 만에 판매대수가 10만대를 넘어서는 등 흥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휴대폰사업부는 당장 2분기부터 흑자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TV, 백색가전, 에어컨은 이미 역사적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어 휴대폰만 흑자 전환하면 LG전자 주가가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축자재 업체인 LG하우시스 역시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낸 데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이라는 정책성 호재를 만나면서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하는 등 계속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중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해외기업 인수ㆍ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기업 성장을 이끌어온 LG생활건강도 역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2분기 이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데다 미국의 명품 화장품 업체 엘리자베스아덴 인수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은 LG생활건강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도 집중되고 있다. 올 들어 11일까지 외국인은 LG전자를 5449억원, LG디스플레이 4086억원, LG화학 1684억원, LG이노텍 826억원, LG유플러스 520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0개 기업 내에 이들 LG그룹주가 6개 포함되며 삼성그룹주(6종목)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
이들 LG그룹주는 2분기 실적 전망도 좋은 편이다. LG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 역시 개선될 것이란 전망 속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비 8.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 부진했던 LG상사는 전년비 188%, LG유플러스는 31% 늘어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LG전자와 함께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은 애플, 노키아, LG전자 등 주요 수요처의 모바일 기기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연구원은 "중국 경제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LG화학의 실적이 그동안 부진했다"며 "하반기에는 미국ㆍ유럽의 경기지표 반등에 따라 중국 수출이 증가하면서 LG화학 실적 개선세 또한 뚜렷하게 나타날
이에 따라 증권사들 목표치도 덩달아 올랐다. LG전자 목표주가는 9만원대로, LG디스플레이는 3만원 중후반대로, LG이노텍은 15만원 가까이 상향 조정됐다. LG그룹 종목으로 구성된 ETF(상장지수펀드)와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나아지는 모습이다.
[용환진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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