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10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끝없는 우량채 가산금리 축소로 투자 부담이 극에 달한 기관 투자가들이 금리가 낮은 우량채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회사채 가산금리가 저점을 찍고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삼양홀딩스(신용등급 AA-)가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3000억원의 주문이 쏟아지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3년물(750억원)에 들어온 주문 1300억원 가운데 회사 측이 제시한 공모희망 금리밴드 안으로 들어온 금액은 총 600억원으로 모집액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삼양홀딩스는 3년물 발행액을 600억원으로 줄이고 5년물 발행액을 기존 750억원에서 900억원으로 늘려 총 발행액을 1500억원으로 맞췄다.
삼양홀딩스가 제시한 3년물의 공모희망 금리밴드 상단은 개별 민평금리에 0.04%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같은 등급의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결코 낮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기관 투자가들이 공모밴드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적어 낸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연초 0.5%포인트 수준에 달했던 AA-등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지금은 0.3%포인트대도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수급상 대부분 회사채가 소화되고 있지만 우량채 발행금리는 이미 기관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김은기 NH농협증권 연구원은 "BBB급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A급 이상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거의 없을 정도로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강하다"면서도 "미매각률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강한 민평금리로 인해 가격 메리트가 떨어지는 종목에서 미매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금리에 대한 부담감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하면서 향후 회사채 스프레드가 하락세를 멈추고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회사채 수요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인 만큼 회사채 스프레드 방향이 곧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황원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레디트 시장 위험이 완화됐다거나 발행기업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면서 나타난 결과가 아닌 만큼 회사채 투자 확대는 일시적"이라면서 "이달 안에 회사채 스프레드가 저점을 확인하고 확대로 방향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