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11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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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횡령, 분식회계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디지텍시스템스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지텍시스템스는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 유치를 통해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한다. 인수의향자는 오는 24일까지 매각주간사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 및 비밀유지확약서(CA)를 제출하면 된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디지텍시스템스는 디스플레이용 터치스크린 생산업체다. 지난 2003년 국내 터치스크린 업체 중 최초로 삼성SDI 부품 공급업체로 등록되는 등 연매출 2000억원을 넘나드는 실적으로 2007년 코스닥시장 입성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012년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한 이 회사를 우량기업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 2012년 기업사냥꾼 최 모씨 등에게 경영권을 빼앗기며 몰락했다. 최 씨는 사채업자 및 회사 회계 담당자와 공모해 회삿돈을 횡령하고 지분을 매입, 최대 주주변경 과정에서 '지와이테크'라는 회사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자본이 없음에도 계열사 자금을 빼돌리거나 협력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은 것처럼 장부를 허위로 기재해 인수대금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시티은행을 상대로 조작된 해외매출채권을 이용해 170억원 규모 대출 사기를 벌인 것도 인수대금을 위해서였다.
우량기업부의 근거가 됐던 2012년 실적도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매출 및 유형자산이 과대계상됐음은 물론 순손실 70억원은 순이익 103억원으로 둔갑했다. 현재 최대주주 변경 및 사업보고서 허위기재에 가담한 디지텍시스템스 전 대표인 정 모씨와 재경팀장 남모씨도 추가 기소된 상태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지난 2월부터 주권매매거래 정지 후 상장폐지가 확실시됐으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거래소로부터 오는 7월말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지난달에는 법원의 M&A 조기 추진 및 주간사 선정 허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삼성의 1차 벤더 자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회사 자체가 보유한 기술력에 동종 전방업체나 경쟁업체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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