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은행들이 급격히 여신을 늘리는 과정에서 경쟁사 고객을 빼앗아 오기 위해 과열된 금리 경쟁을 벌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 등 집계에 따르면 올 1~5월 중기대출 잔액 증가액은 17조64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1~5월 증가폭인 12조9100억원에 비해 36.6%나 많은 금액이다. 그만큼 은행들이 중기대출을 늘리는 데 열을 올렸다는 점을 보여준다.
은행별로는 외환은행 팽창이 두드러진다. IBK기업은행이 4조30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외환은행이 2조900억원으로 신한은행(1조7600억원), NH농협은행(1조6000억원), 우리은행(1조2400억원) 등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5월 증가폭은 기업은행(3조4800억원)이 1위를 차지했고 외환은행(2500억원)은 5위에 그쳤다. 외환은행은 올 1~5월 증가폭이 전년 동기 증가액의 8.4배에 달하는 셈이다.
중기대출이 이처럼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은행들의 대출 수익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부실이 우려되는 데다 가계부채 문제로 개인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게 되자 중소기업을 주목한 것이다.
외환은행의 경우 론스타 시절 취약해진 영업력을 회복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중기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영업현장에서는 과열 양상이 빚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은행 관계자는 "최근 한 중소기업을 분석한 결과 3% 후반대 금리가 적정하다고 판단했지만 경쟁사에서 3% 중반대를 제시했다"며 "내부적으로 3% 중반대는 역마진이 나는 수준이라 판단해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B은행 중기대출 담당 임원은 "일부 은행이 생각지도 못한 낮은 금
신동화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경영현황 자료가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심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리면 부실화될 염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규식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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