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인천 주안산업단지에서 열린 '수출 중소기업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은 업무 계획을 밝혔다.
최 원장은 "올해 새희망홀씨 공급을 2조원으로 전년보다 2000억원 확대할 방침"이라며 "중신용자뿐 아니라 저신용자도 새희망홀씨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은행별로 저신용자 비율 목표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희망홀씨는 6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상품인데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우량한 6등급 위주로 지원해왔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8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에게도 새희망홀씨 대출을 공급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저소득층 금융 지원을 늘리기 위해 저소득층 연금저축, 서민우대자동차보험과 같은 서민 특화 신상품도 개발한다. 비은행권 대출 실적이 있다는 이유로 불리하게 평가하던 개인신용평가 방식도 개선할 방침이다.
최 원장은 최근 금융사고가 빈발한 데 대해 "'뒷북치기'란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겠다"며 '사전 예방 금융감독 시스템'을 강화해 조기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엄중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중대한 금융사고가 발생한 기관에는 영업정지와 같은 중징계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로 예정된 KB금융 경영진에 대한 제재심의에 대해서도 "위법 사실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엄중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강력한 제재 의사를 밝혔다. 이번 제재심의위 결과는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사와 자회사의 경영 상태가 건전해야 한다는 요건이 있다"며 "제재 결과와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7월부터 기존 징계조치 이외에 금융회사에 개선 사항이나 경영 유의 조치를 취한 내용도 소비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최 원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채권은행을 통해 엄격하게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동부그룹의 자산 매각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서 최 원장은 "아직 포스코가 (인수에 관해) 산업은행에 공식적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부그룹은 당초 시장에 약속한 대로 구조조정을 조속히 추진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는 확실한 불이익을 부과할 방침이다. 그는 "동부ㆍ현대ㆍ한진그룹에 대해서는 시장과 약속한 자구계획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최근 부실 대출로 한ㆍ일 양국의 공동 검사를 받은 국내 은행 도쿄지점은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조만간 제재조치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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