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18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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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주)한라가 보유 자산이었던 가산하이힐을 매각한 데 이어 향후 받을 공사대금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정부 지원(회사채 신속인수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라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18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라는 지난 16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와 전자단기사채(ABSTB) 각각 400억원과 200억원씩을 발행해 총 6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ABCP와 ABSTB 만기는 9개월로 내년 3월 16일이다.
ABCP와 ABSTB는 구조화 금융기법 중 하나로,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이나 매출채권 등 자산을 담보로 투자자를 모집해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담보 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라, 일반적으로 '자산유동화'라고 불린다.
한라가 기초자산으로 제공한 자산은 현재 진행 중인 3개 건설 사업장 공사대금 채권이다. 한라는 ABS와 ABSTB 발행 실무를 담당하는 대표 주관회사로부터 미리 자금을 조달받고, 주관회사는 한라가 발행한 ABCP와 ABSTB를 투자자에게 파는 형태다. 이번 ABCP는 키움증권이, ABSTB는 한화투자증권이 각각 대표 주관회사로 참여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한라는 이같은 유동화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오는 9월 만기 도래하는 8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할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라 보유한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은 지난 1분기말을 기준으로 778억원 수준이다.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3517억원) 규모를 고려하면 현금이 충분치 않은 상태다. 게다가 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대부분 단기금융자산이 차입금 등에 대한 담보물로 잡혀 있어 사실상 꺼내 쓸 수 없어 상환 재원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건설 사업장 공사대금 채권유동화를 포함해 지난 3월 서울 금천구 복합쇼핑몰인 '가산하이힐'을 KTB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에 매각하면서 약 4000억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적극적인 현금 확보 작업을 통해 한라는 올해 말까지는 유동성 위기로부터 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9월 회사채를 상환하면 올해까지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 않는다. 내년 한라가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규모는 942억원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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